두번째 봄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4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느리고, 서툴고, 너무나도 순진했던 여자가 살아가면서 받은 인생의 상처들...
남들도 다 이렇게 힘들게 살아내는 걸까?
슬픈 내용도 아닌데 괜히 감정이입이 되서 마음이 아팠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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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블 아이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오츠 여사는 단편도 정말 잘 쓴다. 소름끼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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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블 아이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악몽>을 읽고, 조이스 캐럴 오츠는 단편도 정말 잘 쓰는구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번에 펼쳐 든 <이블 아이>는 그 이상이었다. 오츠가 2013년에 발표했다는 <이블 아이>의 원제는 <Evil Eye: Four Novellas of Love Gone Wrong>로 ‘잘못된 사랑에 관한 네 편의 소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부제가 말해주듯이 이 책에는 ‘잘못된 사랑’에 관한 네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이블 아이>와 <아주 가까이 아무때나 언제나>이다. 특히 표제작 <이블 아이>는 오츠가 말하려는 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면서도 신비스럽고 공포스러운 오츠만의 스타일이 살아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부모를 잇따라 잃고 세상에 버려졌다는 생각으로 우울증을 앓던 마리아나는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해주던 직장 상사 오스틴에게 사랑을 느끼고 속전속결로 결혼하지만, 그와 함께 살게 되면서 오스틴이 조급하고 화를 잘 내는 성격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점점 움츠러들게 된다. 그녀의 불안감은 오스틴의 첫번째 아내가 등장하면서 구체화되는데, 한쪽 눈이 없는 그녀는 마리아나에게 오스틴에 대한 저열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에게서 빠져나오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이미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에도 막상 그에게서 빠져나오는 게 두려운 마리아나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한다. 소설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일본산 가리개와 아프리카 가면, 터키의 이블 아이 등이 전시된 거실 풍경이나, 깡마른 몸에 얼굴은 화려하게 화장하고 한쪽 눈은 없는 것으로 묘사되는 첫번째 아내의 모습 등 이미지에서 풍기는 기묘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도 인상 깊었다. 거기에 융화되지 못하고 좌불안석하는 마리아나의 모습은 또 얼마나 안쓰러운가.

<아주 가까이 아무때나 언제나>는 자격지심과 자기연민으로 스스로를 비하하며 살아오던 리즈베스에게 멋지고 똑똑한 남자친구 데즈먼드가 생기면서 시작한다. 그러나 데즈먼드가 연락도 없이 불쑥불쑥 찾아오는 횟수가 늘고 점점 더 강압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자, 두려움이 든 리즈베스는 어색한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그와의 만남을 피하게 된다.

 

“나중에 하면 안 돼? 아니면 내가 기다릴까? 그 ‘일’을 끝내려면 얼마나 걸리는데?”
나는 불안을 느꼈기 때문에 데즈먼드를 집안으로 들이지 않았다. 내가 마루로 나가고 싶지도 않았다. 나가면 데즈먼드에게서 빠져나와 집안으로 돌아오기 어려울 것 같았으니까. (…)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 아빠도 곧 돌아오실 거고, 오늘은 저녁식사를 일찍 할 거야. 시시콜콜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 가족에게 위기 같은 일이 일어났어. 나이 많은 할머니가 요양원에 계시는데……”
데즈먼드를 단념시키는 데는 이 정도로 충분했다. 그는 더 묻지 않고 마음이 상한 듯 이죽거리며 돌아섰다.
“그럼 잘 있어, 리즈베스! 행복한 가족 위기를 맞기를!”

 

하지만 이렇게 데즈먼드를 보낸 리즈베스는 곧바로 후회하며 “일생일대 최악의 실수”를 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데즈먼드는, 예쁘지도 성숙하지도 않은 자신을 좋아해준 유일한 사람이었으니까.

 

<이블 아이>에는 위의 두 작품 말고도 아버지를 증오하는 스무 살 아들과 수동적인 어머니의 관계를 그린 <처단>, 성 공포증에 시달리는 여자와 그녀의 소유욕 강하고 공격적인 애인의 관계를 그린 <플랫베드>가 실려 있다. 이 작품들을 거칠게 단순화하자면 ‘약한 여자’와 ‘강한 남자’의 ‘종속적인 관계’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오츠가 꾸준히 천착했던 주제이기도 하다. 표면적으로만 보자면 이기적이고 강압적인 남자들은 여자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며 제멋대로 굴고, 힘없고 약한 여자들은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것 같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관계를 종속적으로 만드는 것은 누구인가? 일그러진 관계를 만드는 것은 어느 한쪽만의 영향이 아니라는 것을, 오츠는 연약하고 수동적이고 자기 확신이 없는 여자들을 통해 확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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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붉은 악몽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포레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요리코를 위해>를 읽고 엄청난 충격과 함께 터져나오는 탄성을 삼키던 때가... 삼 년 전이었던가? 우선 본격미스터리답게 범인을 찾는 과정이 흥미진진했고, 당연하다고 점찍었던 범인이 진범이 아닌 것에 놀랄 새도 없이 그 진범이 진정한 죄인은 아님에 가슴이 먹먹했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읽은 <1의 비극>, 이건 그나마 노리즈키 탐정이 아닌 사건 당사자의 1인칭 시점이었기에 추리소설의 맛에 그냥 흠뻑 젖을 수 있었다.

그리고, <또다시 붉은 악몽>이 나왔다. <요리코를 위해>의 속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물론 따로따로 읽어도 된다) “자, 어디~?” 하는 편한 마음으로 책장을 들출 수만도 없었던 것이 솔직한 맘.

 

줄거리라 하면 책 소개에도 있듯이,

방송국에서 검은 가죽자켓을 입은 남자가 아이돌 가수 유리나(미와코)를 불러 칼을 들이대며 위협한다. 놀란 유리나는 그와 칼을 붙들고 실랑이를 벌이다 기절하고, 깨어나 노리즈키 린타로에게 도움을 청한다. 1년 전 노리즈키 경시(린타로의 아버지)와 어떤 사건으로 인연을 맺게 되어 도움을 청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마침 집에 혼자 있던 린타로가 그 전화를 받았던 것! 반년 전 죽은 요리코와 요리코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혼자 자책감에 빠져 있던 린타로는 잠시 고민하다 유리나를 돕기 위해 새로운 싸움에 나선다.

 

넌 여전히 네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어. 새로운 문제에 뛰어들어 잘해낼 수 있겠어?

린타로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할 생각이 아니다. 추운 하늘 아래 연약한 소녀가 도움을 청하는데 내 사정 때문에 눈감을 수 는 없다. 무엇보다 이것은 탐정 게임이 아니다.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집을 나섰다. 나는 그저 최소한의 친절을 베풀려는 것뿐이다. 그렇지 않은가? 사랑은 패배해도 친절은 승리한다. 이거 너무 고리타분한걸.

 

 

하지만 명탐정 노리즈키 린타로에게도 이 문제는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유리나가 괴한의 습격을 받은 데는 십칠 년 전 그녀의 가족에 관련된 살인 사건이 연루되어 있었고, 현재 유리나의 상황과 관련한 연예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가 복잡할수록 독자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은 쑥쑥 커지기 마련이지만.

 

읽다 보면 중간에 일본 아이돌계의 역사를 정리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나도 궁금해서 중간중간 검색해보니 대부분이(극중 인물과 관련된 인물은 빼고!) 실재하는 인물이었다. 핑크레이디나 마쓰다 세이코, 오냥코클럽 등등, 검색녀의 호기심이 발동해 이 인물들 관련 포스팅도 보고 유투브로 영상도 찾아봤다. 덕분에 독서 시간은 조금 길어졌지만 일본의 80년대 아이돌 역사를 정리한 기분!! ㅎㅎ 우리나라에는 이런 소설이 없을까? 잘 모르는 일본 아이돌의 역사도 이렇게 재미있게 읽었는데 우리나라 아이돌 관련 글도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노리즈키 린타로가 가방 끈 길고 ‘고뇌’하는 엘리트 작가라는 건 알았지만 대중문화 쪽에도 이렇게 해박한 줄은 미처 몰랐다. 대중문화사 개관이야 누구든 할 수 있다 치더라도, 텔레비전이라는 매체가 부상함에 따라 시청자(수용자)의 눈 변화한 과정을 요약해준 부분은, 정말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다!

 

<또다시 붉은 악몽>을 읽으며 범인 찾기 말고 또 집중해서 읽은 부분이 있는데, 바로 ‘요리코 사건’의 후유증을 안게 된 린타로가 어떻게 그 과정을 극복해가는지,에 관한 부분이다. 사실 이 시리즈의 이름이 ‘비극 삼부작’이고, 전작들도 씁쓸한 결말로 끝맺음을 했던지라, 린타로가 정말로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지지는 않을까, 사건 해결과는 별개로 탐정이 혼돈에 빠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더랬다. 나 같은 걱정을 하는 독자들을 위해 세세히 밝히지는 않겠지만, 노리즈키 린타로는 나처럼 우매한 독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멋진 작가이자 탐정임이 분명했다.

하나에 몰두하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 무엇보다도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그의 휴머니즘. 셜록홈스 같은 명석한 두뇌가 없어도, 미스 마플 같은 비범한 관찰력이 없어도, 내게는 가장 멋있는 탐정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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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나는 없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1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인간도 이 책을 읽고 찔리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단연 '최고'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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