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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
구보 미스미 지음, 서혜영 옮김 / 포레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아, 표지 이쁘다! (심지어 띠지도 이쁘다!)
제목이 참 특이하다.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 라니...
왠지.......... 왠지, 아픈 제목이다.
그런데 이 책?! 19금이다?!19금 책, 오랜만이다. (처음인가?)
19금이 된 이유는 얼추 알 것 같다.
그렇게 엄~~~~청 야하지는 않은데 그 성적 묘사의 대상이 고등학생이라는 점이 19금이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포르노그래피적인 면모를 띄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건 이 소설의 인물들이 나름대로 자신의 '한심함'을 견디는 방법이자, 앓으면서 살아가는 방법이기에 중요하고, 고만고만한 감상적 소설들 사이에서 색다르고 강렬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 소설은 연작소설로, 독립된 다섯 편의 단편소설도 되지만 합쳐 놓으면 하나의 작품이 되는 소설이다. 한 다리 걸러서 조금씩 알고 있는 다섯 명의 주인공들은 모두 나름의 삶을 이어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한심한 하루하루가 힘겹다. 하루하루 살아내기도 이토록 힘이 드는데, 이들의 청춘은 하늘이 번쩍 열린 봄날처럼 너무나도 푸르다. 시리도록 새하랗다.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
이들이 한심한가?
글쎄… 나는 이 ‘한심하다’라는 말이 마음이 아프다.
한심하다 ; 정도에 너무 지나치거나 모자라서 딱하거나 기막히다.
지나치거나 모자라서, 딱하거나, 기막히다...
내가 보기에 이 주인공들은 한심하다기 보다는, 아프다. 슬프다.
그냥 살아가는 게 슬프다.
스스로를 한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그냥 본능에 충실할 뿐?
사실 내가 하는 게 본능에 충실한 건지도 잘 모르겠다.
내 본능이 뭔데?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
그런 나는.. 하늘을 본다. 그냥, 하늘을 본다.
아프다.
뒤에 책 소개에
"삶은 어느 날 갑자기,
견딜 수 없이 마구 슬퍼지기도 합니다."
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렇다. 그런 사람들의 그런 이야기.
그냥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또는 이유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가 한심하고 나약하게 느껴지는 사람들.
'견딜 수 없이’ 삶이 슬퍼지지만, 마땅한 답도 없다.
견딜 수 없으면 어떡하겠어? 못 견디겠으면 어떡할껀데?
그냥… 그렇게 살아갈 뿐…… (아 정말.. 참 '한심한' 답이다.)
생각하고 사는 게 아니라 살아지는 대로 사는.
아프다.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