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도시
스카이 제서니 지음, 이대은 옮김 / 죠이선교회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게 가장 놀라웠던 구절이다.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은 우리를 변화시키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망가진 세계를 미래 도시로 만들 것이다. 예수와 그의 백성이 그랬듯이, 이 땅 자체가 죄에서 자유롭게 되어 하나님과 화목하고 영화로워질 것이다… 미래도시는 천상에 속한 하늘도 아니고 다른 것으로 대체된 땅도 아니다. 이는 하늘과 땅이 결합하여 영화롭고 회복된 우주로서 하나님과 그의 백성이 거주할 곳이다(pp118-9).”


그 동안 의식 혹은 무의식중에 이 세계는 침몰해가는 타이타닉, 교회는 물에 빠진 사람들을 건져내는 구조선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책은,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성경은 이 세계는 결코 침몰해가는 그래서 영원히 사라지고 말 타이타닉이기만 한 것은 아니며 이 땅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직 물에 빠진 사람들을 건지는 일만이 아님을 보여준다. 예수님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모든 병과 악한 것을 고치심으로 창조질서를 회복시키시고, 굶주리고 헐벗은 이들에게 풍요로움을 선사하신 것이 그 때문이다. 주님께 이 땅은, 결코 불에 타 없어지고 말 그 무엇이 아니라 불로 정화시켜 새롭게 하시고 연속해 나가실 소중한 그 무엇이다(벧후3:12-13).


이것을 결정적으로 보여주시는 증거가 예수님의 부활체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시공의 제약을 받지 않으시는 신령한 몸이었지만, 동시에 제자들이 그 창자국과 못 자국을 보며 주님이심을 알아볼 만큼 이 땅에서 가지셨던 그대로의 몸이기도 하셨다. 장차 임하게 될 하나님의 도시는 결코 이 땅을 없애버리거나 완전 대체해버리는 그 무엇이 아니다. ‘회복된 우주’이다. 그것이 보좌에 앉으신 그 분이 "보아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한다." 고 하셨던 의미이다(계21:5). 그렇다면 과연 ‘이 망가진 세계’ 혹은 ‘이 땅 자체가’가 회복된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저자의 말을 다시 한 번 들어보자.


“미래 도시에서 다윗왕은 어느 날 미켈란젤로가 만든 자신의 조각상을 감상할 것이다. 헨델은 메시야를 위해 자신이 작곡한 ‘메시아’를 연주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재능을 발휘하고 참여하고 있는 모든 일은 구속받고 오염되지 않은 형태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p130).”


생각만 해도 놀랍고 신기한 일이다. 첫째,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세우며 이 땅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모든 일들-예술, 문화, 경제,…-이 불에 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시에서 이어진다. 둘째, 영혼을 구원하는 성직(?)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분야의 일들이 하나님의 도시에서 영원한 가치와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주님과의 교제의 삶을 살며(최고 소명),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순종하는 가운데 성령의 인도함을 따라 감당하는 일은(공통 소명), 그 어떤 일이든지(특별 소명) 이 땅에서 하나님의 도시를 세워나가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땅에서 소명(Vocation)으로서 우리의 직업의 의미를 명쾌하게 이해하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이 땅에서 우리가 감당하는 노동은 어쩔 수 없이 견디는 것이 아니라 신앙적인 열정을 가지고 추구할만한 것이다. 아브라함 카이퍼의 말처럼 참으로 믿음의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영역 속에서 유일한 주권자이신 그리스도가 ‘그 곳은 내 것이다!’라고 선포하지 않으신 공간은 단 한 치도 없는 것이다.


이 짜릿한 책을 통하여 교회 밖 혹은 안에서 방황하는 청년들의 입가의 미소와 삶의 활기가 샘솟게 되길 그래서 이 땅의 교회에도 봄이 오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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