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면술사의 시대
이석용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9월
평점 :
이 소설은 초고령화가 심화된 사회에 최면 복지 제도를 도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최면 복지 제도란 병들고 가난한 노인들에게 최면을 걸어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하는 것이다. 최면술사는 레벨이 분류되고 최상위 최면술사인 T레벨의 경우는 국가적으로 규모가 크고 중요한 지역에 부임되었다.
주인공 T는 예외적으로 읍 규모의 지역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최면복지제도를 거부해 온 한 할머니와 천천히 신뢰를 쌓아가며 조금씩 최면을 시술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첫번째 복지 피술자였던 박련섬 할머니가 사고로 죽게 되었다. 사망 당시 할머니는 최면 복지가 성공했다는 것이 얼굴 표정에 드러났기 때문에 의심스러운 정황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종결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 사건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T는 할머니를 극진히 모시던 금봉수와 이 사건에 의심을 품고 있는 형사 강창근과 함께 따로 사건을 조사하기로 했다. 그리고 용의자로 의심되는 박련섬 할머니의 전 최면술사와 할머니의 재산을 노리는 할머니 남편의 배다른 형제를 미행하며 사건을 파헤쳐 갔다.
한편 T는 최면술사의 길로 이끌어준 사무관Q의 소개로 그 지역의 자본가인 오승택의 딸인 오승애의 치료도 도왔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그 집안에 무언가 비밀이 있다는 게 느껴졌다. 사무관Q와 오승택의 가족은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 걸까? 책 후반부에는 생각지 못한 비밀 이야기와 최면술의 추악함이 드러나게 된다.
이 소설은 초고령화 시대에 행복한 죽음을 위한 최면술이란 소재가 신선했다. 미래에 정말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흥미롭게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새로운 제도 뒤에는 사악함이 존재하고 있었다. 모두가 행복한 죽음을 맞이한다면 너무나 좋겠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낸다면 그건 분명 거짓 행복일 것이다.
<최면술사의 시대>는 연이은 할머니의 죽음과 사건의 내막, 조작된 최면술사의 세계를 흥미롭게 풀어낸 이야기가 긴장감을 느끼게 했고 우리가 직면한 고령화 시대와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