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고 있는 거 눈치채!

사랑받고 있는 거 눈치채!
코노 유타카 지음, 최은지 옮김 / 리프 / 2024년 8월

천 년 전 헤이안 시대에 사랑에 빠진 한 여자와 한 남자는 사이좋게 손을 맞잡고 죽었다. 물의 신은 여자에게 차여 노여움에 그녀와 부부의 연을 맺으려는 남자를 혼내주려고 했지만 여자는 남자를 구하려 뛰어들어 함께 목숨을 잃었다. 물의 신은 진정한 사랑을 믿지 않았기에 둘을 보며 이깟 하찮은 일로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둘에게 저주를 걸었다. 

그의 저주로 둘은 다시 환생하여 연이 닿아도 절대 이루어질 수 없었다. 윤회의 규칙 때문이었는데 남자는 다시 태어날 때마다 윤회를 잊어버리지만 다시 태어난 여자를 사랑하는 순간이 돌아오고 여자는 반대로 윤회를 기억한 채 태어나지만 다시 태어난 남자를 사랑하는 순간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다. 그렇기에 둘의 사랑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었다.

이번 생에서 여자와 남자는 한 살차이의 여자 동성으로 태어났다. 우연한 만남으로 룸메이트가 된 둘은 과거 연인과 기록해 온 교환일기인 '도명초문통록'을 찾아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책은 나름의 사연이 있는 또 다른 등장인물들로 인해 복잡하게 일이 꼬여 갔다. 이 책을 차지하려는 등장인물간에 뺏고 뺏기는 과정에서 책 속에 봉인되었던 신들까지 나오게 되는데, 여자와 남자는 천년의 기록이 담긴 ‘도명초문통록’을 손에 넣어 둘의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까?

천 년 전이라든가 전생이라든가, 그런 건 다 상관 없어. 

나는 지금 여기 있는 네가 정말 소중하단 말이야.

그러니까 너도 너를 소중히 여기라고."

제발, 사랑받고 있는 거 눈치채!

_ 본문 중에서

이 소설은 생각했던 꽁냥꽁냥의 로맨스는 아니었다. 영원한 굴레 속에서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여자와 남자의 사랑은 담담했고 반복되는 생에서도 어김없이 그 사람임을 눈치채는 둘의 사랑은 진정성이 있었다. 남자와 여자의 사랑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신의 저주였지만 다음 생에서 또 만날 수 있음에 감사했고 희망의 저주로 받아들였다.

우리도 소소한 것들을 놓치고 살 때가 많은데 당연한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가야 할 것 같다. 지금을 소중히 여기고 살다 보면 작은 기억들이 추억이 되어 나중에는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