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얼마 전 초등학교에 입학한 나래와 엄마의
이야기이다. 회사에 다니던 엄마는 나래와 시간을 보내려고 집에서 일하게 되었지만 일 때문에 미팅도 가야 하는 날도 있고 혹시나 학원 시간을
맞추지 못할까 봐 나래가 갖고 싶어 하는 ‘키즈폰’을 사 주었다. 나래는 새로 생긴 키즈폰을 만지고 싶은 마음에 잠깐 들여다봤을 뿐인데 엄마는
키즈폰만 보려고 하는 나래가 못마땅해 자꾸만 잔소리를 한다. 나래는 이런 상황을 불공평하다가 느꼈다. 왜냐하면 엄마는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기 때문이다.
나래는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속상한
일들이 많이 생겼다. 엄마의 잔소리 외에도 학교 일 때문에 나래와의 약속을 어기기도 하고, 일 때문에도 갑자기 약속을 어기기도 했기 때문이다.
엄마가 자꾸 나래와의 약속을 어기자 나래는 실망하는 날이 많아졌다. 그러다 우연히 나래는 친구에게 엄마가 약속을 잘 지키게 하는 방법을 듣게
된다. 나래는 친구가 얘기해준 대로 엄마와 약속 노트를 쓰기로 하는데 과연 엄마는 나래 바람대로 약속을 잘 지킬 수
있을까?
ㅣ책을 읽고
엄마의 희망고문은 아이와의 약속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희망고문이란 안될 것을 알면서도 될 것 같다는 희망을 주어서 상대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인데 책을 읽어보니 나도 아이에게 그랬던
경험이 있어서 뜨끔했다. 지인이나 일과 관련된 약속은 칼같이 지키면서 아이와의 약속은 그동안 너무 쉽게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 같아 반성하게
되었다. 아이에게는 약속은 꼭 지켜야 하는 거라고 말하며 아이가 지키지 못했을 땐 혼을 내면서 정작 내가 아이와 한 약속을 어길 땐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핑계 삼아 합리화 시키고 다음으로 미루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서 약속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약속의 중요성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도 함께 읽기에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도 나래와 엄마의 이야기를 보며 공감이 되어서 너무 재미있게 보았다고 했는데 글밥도 적당하고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라 저학년 도서로 읽기에 좋았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