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도 말끔히 면도하고
묵은 때도 벗기고
아내가 좋아했던 양복을
꺼내입고..
혹시나
주름지고 흰머리 가득 한 자신을
아내가 알아보지 못할까 봐
옛날 사진까지 꼼꼼히
챙기며
먼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해요.
꼬마 손님은 할아버지에게
슬프지 않냐고 물어요.
그 말에
할아버지는...
"슬프기는,
미안하지.
남겨진 사람들이 슬퍼할까 봐
그게
미안해."
라고 말씀하세요..
오늘따라 구름한점
없는
여행 가기 딱 좋은 날씨에
할아버지는 그렇게 먼 여행을 떠나요...
읽고 나서 먹먹하기도 하고
여운이 많이
남았어요.
아이도 다 읽고 나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더라구요..
할아버지가 여행을
준비하는 모습에서는
웃기도 하며 재미있게 봤는데,
할아버지가 떠나는 모습에서는
아이도 울컥했나봐요.
담담히 긴 여정을 준비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더 진한 여운을 남기게 하는 것
같아요.
작가는 아이들이 죽음을
막연히 무섭고 두려워하기보다는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인생의 한 여정으로서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해요.
죽음은 아이들에게
말하기 꺼려지게 되는 단어 중 하나인데,
긴
여행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먼저 떠난 아내와 부모님을 만날 생각에
설레여 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죽음은 무섭고 두려운 것이 아닌
사람이 누구나
겪는 여정임을
더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죽음에 대해 여행이라는
다른 시각으로 써 내려간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가
죽음은 슬픈 것만은 아니라는 걸
생각해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죽음에 대해 아이가 궁금해 하거나
말해줘야 하는 순간이 있다면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