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만 봐선 능글공 미인수같은데 좀 다르달까.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건 아닌것이, 공이 능글맞고 거침없이 솔직하게 들이대긴 하지만 마냥 막무가내인건 아니고, 수가 안경벗으면 미인인 순정만화틱한 설정의 캐릭터이긴 하나 전여친이 원해서 후줄근하게 다녔을뿐 본인 미모를 모르는 백치는 아니다. 표지는 전형적인 벨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아니라서 꽤 즐겁게 봤다.공 캐릭터가 최근 본 벨중 가장 귀엽고 매력적이다. 잘생겼고 본인이 그걸 잘 알아서 최대한 활용하는 녀석인데, 그렇다고 뺀질거리는 한량이 아니라 엄마 실망시키기 싫어서 하기 싫고 적성에 안맞는 일도 투덜거리면서 성실하게 하는 스타일. 처음에 수 얼굴 보고 반했다가 수의 성적 기호를 알고 들이댈땐 애가 좀 가볍고 제멋대로인가 싶었었지만, 갈수록 진지하게 적극 대쉬하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그냥 귀엽더라는. 수가 공이 좀더 열심히 했으면 하는맘에 일 잘하는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하니까 수 의도를 짐작하면서도 의욕적으로 가이드일에 매진한다. 긍정적이고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햇살계열 남자. 사랑에 살고 죽는 순정미남공 좋다.수는 잘생긴덕에 연애는 끊임없이 하는데 진짜 좋아해본적이 없어 서툰 남자다. 상대한테 전적으로 맞춰주는 스타일이라 좀 휘둘리는 연애만 해왔는데 전여친의 가스라이팅에 씨게 데여 자신감이 바닥을 친다. 공과 엮이면서 처음으로 자신이 바라는걸 솔직하게 말해도 적극 받아들여지는 연애를 해보는게 짠했다. 그렇게 잘생겼는데 연애운이 왜그리 나빴는지ㅠㅠ 공으로 하여금 자신감도 붙고 난생처음 고민도 해보고 질투도 하는 게 귀여웠다. 공은 수가 뭘 말해도 그저 좋아하는게 웃기고 귀엽고ㅋㅋㅋ 둘이 진짜 잘 만난듯. 서로 시너지가 되는 긍정적인 관계같아서 보기 좋았다.
평범하고 무난하단건 달리말해 평타는 친다고 할 수 있겠다. 이 판(?)에서 오래 묵은 묵은지라면 싱겁고 시시하다 생각할 것 같지만, 입문자나 벨린이라면 흥미롭게 생각할수도. 그만큼 자극도 덜하고 갈등도 깊지 않은 무던한 얘기다. 작화가 좋고 스토리 전개가 매끄러워서 읽기 힘들지도 않고. 가볍게 읽기 좋은 작품이었다.스토리면의 아쉬운 점은 공의 정체가 중반부터 예상이 가고, 이후 생각했던 그대로 전개되어 반전의 묘미가 부족했다는 것. 그리고 공수의 감정변화가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는 거. 공은 나름의 이유와 목적이 있어 수에게 접근한거라지만 왠지 처음부터 첫눈에 반한듯한 기색으로 들이대고 이후로도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 수는 그렇게 오래도록 짝사랑하던 상대에게 실연당한것치고 미련이나 아픔이 깊지 않아 보인다. 계속 만나다보니 어느샌가 둘이 서로 좋아하고있고. 몸정->맘정인건가. 전개가 빠른건 좋은데 설득력이 부족해.
보통 후속편이라면 전편에서 커플로 이뤄진 뒤의 알콩달콩한 모습들과 단단히 결속되어 영원을 약속하는 장면 같은 걸 기대하기 마련. 이 작품은 그 기대를 만족시켜줬다. 전편에서의 성격 그대로, 안하무인에 능구렁이같지만 교수님에 한해선 사랑꾼인 공이 좋다. 공에게 휘둘리는듯 보여도 강단있게 제어할 줄 아는 교수님도 좋았다.둘이 오랫동안 함께 연구를 이어오다 후원하는 회사의 임원에게 까여 헤어질(?) 위기에 처하고. 공의 능력치와 장래를 생각하면 자신이 발목을 잡는게 아닌가 고뇌하는 수와, 수 없으면 분리불안에 가깝게 초조해지고 심술궂어지는 공이 갈등과 위기를 겪...을뻔하다 스무스하게 봉합된다. 여느 작품에서 주로 쓰이는 설정 - 상대방의 미래를 생각해 처연하게 물러나는 사랑의 희생 - 을 ㅈ까라는듯한 전개가 좋다. 진부하지 않고 솔직한게 시원하니 좋았어.본편이 고구마구간 없이 술술 넘어가니 유독 더 짧은 느낌이 드는데, 뒤에 짧게 후일담같은 만화가 몇개 붙어있어서 끝까지 웃으면서 볼 수 있었다. 적은 분량 내에서 보여줄 건 다 보여준달까. 둘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을듯한 미래가 그려지고 아주 좋았음. 씬도 더 다듬어진 느낌이고. 난 이 작가가 그리는 공 나체가 좋더라. 고양잇과 야수같은 와일드하고 날렵한 느낌이 좋아. 임원분과 동료교수님의 서사도 더 보여주시면 좋겠다. 혐관맛집의 스멜~후속편이면서 대체 왜 전혀 관련없는 초기 단편을 끼워넣은건지 매우 분개했으나... 의외로 그게 또 취향에 맞아서 분노가 사그라들었다. 능력치가 높은 공을 따라가기 벅찬 파트너 수에겐 공이 능력을 발휘할때마다 제대로 상쇄를 못해 발기되어버리는 고충이 있는데, 자신이 해결해주겠다며 덤벼든 공에게 얼레벌레 당해버리고 이후 계속 의식하게 되는 이야기다. 공은 공대로, 수가 자신 말고 다른 파트너를 맡을까봐 힘을 컨트롤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이제 막 시작되는 구간에서 끊겨서 아쉬운데 걍 한권으로 그려주셨으면 싶었다. 클리셰적인 버디물이지만 오랜만에 보니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