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절하게 짝사랑하며 공의 냉대에도 처연하게 견디던 수가 어떤 일을 계기로 마음을 정리하고 잠적, 몇년 후 재회한 공에게 특별한 관심도 신경도 안쓰이는데 이상하게 상대는 과거와 달리 한껏 질척거리며 독점욕과 집착을 보이는 이야기. 과거 대학 선후배관계였던 둘은 학교내에선 서로 모른척하고 뒤에선 호텔 잡고 섹스하는 사이였는데, 돈이 절실한 공의 상황을 이용한 수가 돈 줄테니 자자고 꼬드긴게 계기가 되어 지리멸렬한 관계를 이어간다. 아마도 수는 시한부같은 관계에 종지부를 확실히 찍을 뭔가를 기다렸던게 아닐까 싶음. 그러니 그렇게 무 자르듯 싹뚝 잘라버리고 미련없이 사라질 수 있었던듯.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그래서 더 공의 자존심과 감정을 자극한게 아닐까? 그렇다면 공이 수와 재회한 뒤 이랬다저랬다하며 미친놈처럼 구는게 좀 이해가 가기도.(솔직히 공이 수한테 너 별거아니라는둥 먹고버릴거라는둥 지랄한 바로 직후에 또 싹 말바꿔서 수 아니면 안되는것처럼 절절한 나레이션 깔릴때 뭐래 이 미친놈이 이중인격잔가싶었..)
생각해보면 작가님 작품들 중 수한테까지 모질고 나쁜 개객기공은 없었던 것 같음. 그래서 과거의 서안재가 신선했던건데, 대학시절만 그랬던것뿐 재회한 이후엔 그저 작가님표 수처돌이공이 되어벌임. samk님이 제대로 된 후회공을 쓰시는게 궁금하고 기대됐는데 아쉽다. 서안재는 딱히 뭐 후회랄게없달까 걍 계속 지 좋을대로 하는데(..) 오히려 수인 주승하가 과거의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자아연민에 빠진 사랑을 했었는지 깨닫고 반성하며 공의 현재 감정을 거부하지않고 인정한다.(인정했을뿐 받아준다는건 아님 주의) 공수가 은근히 밀당하며(서안재는 걍 당기기만) 우위에 서려고 신경전하는걸 보는 재미가 있음. 서안재 카톡으로 개수작부리는거 좀 귀엽고. 받아치는 승하 대답도 웃기고. 승하 인기인이라 주변에서 꽤 껄떡대는데 서안재한테 신경쓰느라 자동철벽되는것도 웃김. 작가님 작품답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할만한 주제를 던져주는 것도 좋았다.
생각보다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이고 큰 사건사고없이 흘러가서 밋밋한 감이 있는데다, 서안재에 대한 묘사가 넘나 세기말적(..) 냉혈집착공 그잡채라 근지럽고 부담스러울때가 있어 아쉽다. 투자자파티 신에서 돈이없어갬성을 느끼고 짜게 식었..(서안재가 1억2천 현금으로 들고오는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