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이랄까 90~00년도 초반까지 꽤나 유행했던 조폭물 업소물 남창 클리셰다. 뭐 업소물은 여전히 흥하는듯하지만(일본은 게이업소가 흔한건지 시대불문 빠지지않고 등장하네) 지금은 뭔가 좀 발랄해졌달까, 이렇게 빚때문에 팔려서 구렁텅이에 빠진것처럼 절망적이고 자기파괴적인 설정은 드문듯.이 작품의 주인수 시로는 아버지의 빚 때문에 조폭에게 착취당하며 몸을 팔다 인생의 빛 같은 구원자를 만나 새 삶을 꿈꾸다가 그의 죽음으로 절망하고 될대로되라는듯 막사는 캐릭터다. 너무 그린듯한 세기말갬성 주인수라, 보면서 자신이 개라는둥 더럽다는둥 할줄아는건 몸파는거밖에 없다는둥 자기비하할때마다 -_- 이런 표정이 됐다.(아니 해보지도 않았는데 니가 그것밖에 못하는지 어떻게아니.. 다른일 해보기라도 하던가.) 구렁텅이에 빠진 남창치고 겁나 좋은 데 살고 가게 대우도 좋은거같아서, 솔까 그 핑계로 걍 안주하고 있는 걸로밖에 안보였다. 절망한 남창으로 설정했으면 더 피폐할수 있는거 아니냐. 왤캐 애가 편해보임; 업소에서 나오는것도 참 쉬워서, 조폭과 연관된 가게가 뭐이리 쉬운가 싶더라. 그렇게 쉽게 나올수있는데 왜 여태 뭉개고 있었나 싶고. 역시 걍 안주했던게...난 여러모로 참 실망스러웠지만, 이런 스토리를 많이 접하지 않은 사람에겐 신선할수도 있겠다 싶음. 요새 워낙 꽃밭인 업소물이 많으니 그와 정반대 분위기인 이 작품이 오히려 어필할수도 있겠다. 작화도 괜찮고 분위기 처연하니 구원물 좋아하고 처연수 좋아하면 읽어봐도 괜찮을듯.
뭔가 스토리가 발랄하고 가벼우면서 귀여운데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길쭉길쭉 평범한 남자애들이라 현실감이 느껴지는 작가다. 이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건 '이웃사촌'과 '행복해지지 않겠어요?' 그리고 '여기저기'. 처음 봤을때 부끄러움빗금 좍좍 긋고 수줍어하는 애들한테 홀랑 반했었지. 근데 뭐더라, 후배가 선배를 먹을거로 낚는 만화. 그건 영 내 취향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난 이 작가에 한해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들이대고 싫다는 상대를 교묘하게 낚아서 모르는새 휘말리게 하는 스토리라인을 좋아할수 없는 것 같다. 다른 작가는 괜찮은데 이상하게도;그런 개인적인 불호요소를 생각하면, 이 작품도 좋아하지 못해야하는게 맞는데 말이지. 이상하게 여기 나온 수의 경우는 밉지가 않다. 알파로 변이해서 혼란스러운 청소년을 억지로 추행(..)하고 맘대로 요상한걸 붙여놓고 끈질기게 들이대는데도. 물론 처음엔 공인 요코스카가 참 불쌍했다; 안그래도 질풍노도의 시기에 몸이 변화해서 무섭고 낯선데 페로몬으로 자기 이성을 붕괴시킬수 있는 상대가 자꾸 엉켜오니 얼마나 무섭겠어. 그런데 다친 그를 남몰래 돌봐주고 의사로서 성실히 일하며 남자오메가라는 핸디캡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수의 태도가 공과 내 마음을 열게 만들었다. 이제 수를 그런 의미(?)로 의식하게된 공이 2권에서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 때는 지금이다 발정기여 빨리 오라<보통 알오물에서 통용되는 설정 - 알파는 일반인보다 우세하다 - 을 이렇게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며 그럴듯하게 세팅한 경우는 처음 본다. 그걸 알파와 오메가 사이의 관계성으로 해석하다니 신박하네. 왜 알파와 오메가가 죽고 못사는 사이인지 충분히 이해되는 설정. 이렇게 절대적인데 떨어질 수 없을 수밖에. 근데 사사건건 '너만을 위한 오메가' 웅앵하는건 좀 거슬린다. 따지고보면 오메가가 알파에게 더 절대적으로 추앙받는 존재일 수 있는 설정이잖아. 이 커플의 수는 그래도 자존감이 높은편인데도 그러는걸보면 오메가들의 위상이 얼마나 낮은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