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도 그랬는데 이 작품에서도 뭔가 익숙한 스멜이 느껴진다. 살짝 올드하고 극단적인 감성이랄까, 2000년대에 동인계에 유행했던 학원물같은 느낌. 공에 대한 묘사와 표현이 특히 그런데, 뜻은 몰라도 뭔가 있어보이는 문신에 위협적이고도 매력적이고 의뭉스럽고 강압적이지만 때때로 따뜻한, 그린듯이 전형적인 집착계략광공이다. 수도 그런 공의 상대로 많이 나오는 캐릭터. 천재에 대해 열등감을 품은 수재이며 집안의 기대에 억눌려 지내다 공의 도발에 응하고 마는, 그러나 높은 자존심과 꺾이지 않는 의지로 공을 더더욱 미치게 하는 단정한 미인수. 공수구도가 참 많이 익숙하고, 전개가 눈앞에 그려지듯 보이는데, 특유의 작화와 자극적인 씬과 공수 사이의 섹텐이 좋아 클리셰라도 즐거웠다. 살짝 오그라들뻔한 지점이 있긴한데 넘어갈 수 있는 수준. 여름편의 커플링도 흔한 구도인데, 탑으로 착각할만한 외형이지만 알고보면 텀인 수가 노련하고 능숙한 공과 가벼운 관계로 시작했다가 점점 좋아하게 되어 가슴앓이하는(그리고 공 또한 예상치못하게 빠져드는) 전형적인 스토리가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심플 이즈 베스트, 클리셰 이즈 클래식이니 기본 재미는 보장하겠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