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으로 꼭 새드를 그려야할까. 아니, 오히려 아름답고 처연하기때문에 덧없고 염세적인 분위기가 살아나는걸까. 개취로 전개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작화 하나는 끝내줘서 예술작품 보는 기분으로 읽었다. 컷 하나하나가 다 감탄스러움.불치병에 걸린듯한 수가 강압적인 천주교신자 부모에게서 도망쳐 떠돌이 공과 함께하면서 진정으로 마음을 의탁할 안식처를 찾는 이야기다. 수의 질병을 마치 죄악을 저질러 천형으로 타고난 것처럼 여기고 핍박하는 부모. 사랑이라 포장한 학대로 엉망진창인 수가 자유로워보이지만 상처를 숨긴 공에게 이끌린 건 운명적이라 할만하다. 동질감과 동정과 애틋한 애정으로 함께하는 둘이 머지않아 파국으로 치달을거란 암시는 이미 도입부에서 충분히 보여주었고. 남다른 유대로 함께하는 동성의 두 사람, 뜻하지않게 저질러버린 범죄, 도주와 경찰의 추격전, 그들을 이해하고 안타깝게 여기는 인물(그러나 방관자에 가까운) 등 여러 면에서 '델마와 루이스'류의 버디무비가 연상된다. 스토리라인 자체는 그리 특별할 건 없다는 뜻. 공수의 숨겨진 사정과, 구원과 안식에 대한 해석이 다소 평범한 스토리에 나름의 감성을 주입하는 느낌이었다.그치만 꼭 그렇게까지 몰아가야했나 싶긴 해. 한도끝도없이 절망적이고 갈수록 시궁창인 둘의 여정을 보고있자니 좀 화가 나더라.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나름 성장해서 겨우 행복해질만 하니 어김없이 구렁텅이로 쳐박힘. 꿈도 희망도 ㅇ벗어. 아주 깝깝하고 답답~해. 사이다 드링킹이 대세인 현 장르계에서 보기드물게 옛 갬성이 넘치는 작품이라 여운 남는 새드엔딩 매니아라면 아주 좋아할 것 같다. 그게 나는 아니라서 문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