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 [인디고] 악벽 3 ㅣ 악벽 3
이이모 / 인디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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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소재 정말 안좋아하고, 묶거나 체벌하거나 관계도중 상하관계를 어필하거나 롤플레잉하는걸 기피하는 취향인데. 이 작품은 취향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극M인 수가 교묘하게 도발하면서 공의 내면에 숨어있던 S기질을 끄집어내는 스토리인데 그것만이 다가 아닌 느낌. 각자의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건드리고 드러내, 두 사람이 왜 이런 성격과 성향을 갖게 되었는지 차근차근 보여준다. 뭔가 분석적인 느낌이랄까 꽤 전문적이고 깊게 들어가서 꼭 프로파일링을 보는 느낌까지 듬.
이렇게 말하면 굉장히 어둡고 심각한 내용일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또 그렇게 딥하지만은 않아서 읽기 편하달까. 일상에서 둘이 티격태격하고 부딪치는게 웃기고, 서로 의식하는 장면에서는 여느 썸타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설레고 두근대는데, 씬에서는 적당히 질척질척하고 야하면서 너무 매니악하지 않게 선을 적당히 지킨다. SM적인 요소나 매니악한건 수와 모브들의 관계에서 보여지는데, 너무 폭력적이고 가학적이라 눈살이 찌푸려지지만 당하는 수가 너무 산뜻하게 받아들이고 쿨하게 넘겨버리니 보는 나도 그냥 흐린눈하고 지나가게되더라. 솔직히 쟤 왜저렇게 자기파괴적인가싶고 이해하기 어려운면이 없지않은데 그런 것도 수의 과거를 알게 되면 어느정도 납득하게 됨. 수가 그렇게 된 원인이 3권에서 드디어 나오지만 그것도 뭔가 숨겨진 비하인드가 있을법해 궁금증이 배가되네. 진짜 범인은 그 사람이 아닐 것 같단 말이지.
공은 마이웨이인 수에게 휩쓸려가는듯 보이지만 알고보면 중심이 잘 잡혀있고 타고난 지배성향과 통제에 탁월해, 자신의 뜻대로 이끄려던 수를 외려 멱살잡고 끌고간다. 보통땐 순하고 무르고 사람좋은 평화주의자인데 속알맹이는 수보다 더 마이웨이. 그런 면이 씬에서 두드러지는데, 은근히 섬뜩한 눈으로 수를 적절히 통제하는 공과 조금도 폭력적이지 않고 다정한 행위에 순응하며 두근거리는 수의 모습이 너무 가학적이지 않고 좋았다. 어쩌면 수에게 지금까지 다른 사람과 해왔던 건 자기파괴적인 욕망의 발현일 뿐 진짜 연애는 처음이 아닐까 싶음.
한눈에 공의 성향을 알아보고 개화시킨 수와, 그에게 휘둘리는듯 보이지만 사실 본인이 그를 사정없이 흔들리게하는 공의 조합이 좋다. 죽음으로 온전히 지배당하고 싶어하는 수. 그를 사랑해서 그 소원을 들어주려하던 공. 그런 공을 끝내 망치고 싶지 않았던 수의 선택. 덤덤한듯 처절한 이야기의 결말과 트라우마의 원인이 되었던 과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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