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렇게 씬 많이 나오는 소설 오랜만이다. 1권은 수가 끌려와서 뭣모르고 당하기만하는 내용이라 거진 씬밭이라고 해도 될법한데 구도나 상황, 체위, 묘사 뭐하나 겹치지 않고 다양하게 써주셨다. 다대일(또는 다대다수)의 구도가 아니고 오롯이 1:1을 고집하면서 이정도 퀄리티의 씬을 뽑아낼 수 있구나. 작가님 이정도 분량이면 매너리즘 빠지실만도 한데요... 존경스럽습니다.배덕감과 씬을 위한 소설이라 할만하지만, 그 안에 진득한 애증과 나름의 반전이 있어 야하기만한 뽕빨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황제가 자신의 숙부인 백왕을 끌고 와 능욕하고 길들이며 멘탈을 부수는데, 처음엔 그냥 미친놈같았지만 가면갈수록 수에 대한 진득한 애증과 비애가 느껴져 오로지 육욕에만 휩쓸려 그런 짓을 저지르는 것은 아닐 거라 짐작하게 한다.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생각할때쯤 반전이 나오면서 공은 안쓰럽고 처연한 순정공이 됨. 그때쯤엔 수도 공에 대한 마음을 살살 자각하기 시작하고. 위기와 갈등이 좀 쉽게 풀리는 감은 있으나 구성이 잘 짜인 작품이다.개인적으로 공의 마음은 잘 와닿지만 수가 공을 사랑하게 되는(또는 사랑하는 마음을 자각하는) 과정은 설득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 뭔가 절절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 같긴 한데 그게 사랑인지 혈육의 정인지 아리까리하달까. 나름 과거지사를 공들여 서술해서 원래부터 그랬다~ 하고 알려주려하긴 하는데 음... 그전까지 하도 몸만 이어서 그런지 마음이 통한건지 그냥 몸정에 길들여진건지 잘 모르겠어. 그리고 공은 후회공 카테고리에 들어가기는 하는데 뭔가 묘하게 안후회하는거같달까. 수한테 한짓들은 분노에 미쳐서 했다기보단 걍 하고싶은거 맘껏 한듯한. 수를 그렇게 성적으로 능욕했으면 똑같은짓을 또하지 않을법도 한데, 외전에서까지 본편에서와 같은 수위의 씬을 선보이는걸 보니 그냥 고개를 끄덕이게 됨. 아 얘는 그냥 이런 취향이구나. 뭐 수도 완전히 적응해서 좋아하니 오히려 잘된건가.그래도 두 사람이 오해를 풀고 맺어진 뒤 제국공인 부부(?)로 행복하게 잘 살거라는 엔딩은 좋았다. 수가 수동적이고 유약해서 공한테 반항한번 못하고 당하는게 호불호가 있을듯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