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상한 나라, 중국
한한 지음, 최재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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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이웃이 중국인것 같다.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일련의 사건을 겪고 나면 또다시 멀어져버린다. 꼭 친한 단짝 친구 같다. 늘 붙어서 하하 호호 떠들다가도 싸우고 나면 팽 돌아서버리는 그것처럼 말이다. 거대한 그들의 땅덩이를 보면서 내심 부러우면서도, 그들의 국민성은 우리보다 못할 거라며 애써 무시하기도 했다.

 

내가 중국에 대해 조금씩 알아간건 조정래 선생님의 '정글만리'를 읽으면서다. 비록 소설이지만 그 안에 녹아있는 중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어가며 정말 모를 곳이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러면서도 흥미가 생겼다. 점점 세계무대에서 큰 소리를 내는 중국은 정말 어떤 나라인가.

 

이 책의 저자는 중국 청년 문화의 아이콘이자, 청춘 문학을 이끄는 베스트셀러 작가 한한이란다. 들어본 적 없는 작가라 어리둥절했지만, 너무나 젊은 작가의 나이를 보고 그럼 그렇지, 라며 코웃음 쳤었다. 책을 펴보지도 않고 편견부터 가진것이였다. 하지만 그의 글들에 서서히 빠져들면서 나 역시 기성세대 못지않은 편견덩어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만큼 한한이란 작가는 젊고, 신선하고, 사람의 마음을 끄는 강렬한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정부가 세계의 정치 무대에서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정치적 협상에서 수완을 발휘할 수 있는 까닭이 무엇인가? 바로 당신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저렴한 노동력, 바로 당신들이 중국이 가진 승부수이자 GDP의 인질이다. 이것이 중국식 사회주의이건, 아니면 봉건적 자본주의이건 간에, 향후 10년 동안 이들 젊은이들에게는 앞날이 없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본래 심장 속을 흘러야 할 뜨거운 피가 땅 위로 흘러나오게 된 것은.>

 

유명한 작가라고 해서 모두다 비판의식을 가진 건 아니다. 유명세를 즐기며 호의호식 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의 가장 어두운 그늘을 들여다보고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몇 명이나 될 것인가. 혹시나 자신에게 피해가 돌아올까 봐 불의를 보고도 모른 척 하는 세상에 정부와, 사회와, 가진 자들에게 대놓고 잘하라고 말하는 한한이라는 청년이 새삼 멋있었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중국을 모두 알 수 없겠지만, 중국이란 나라가 참 부러워졌다. 세상을 똑바로 보고자 노력하는 작가가 있고, 그 작가와 소통하는 국민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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