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도서관에 끌리다 선생님들의 이유 있는 도서관 여행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엮음 / 우리교육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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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도서관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초등학교 점심시간에 학교 도서관으로 달려가던 발걸음이 생각난다. 그 당시 학교 도서관이 신관을 지으며 생겼었는데, 말이 도서관이지 그저 교실 안에 여러 전집들이 들어온 것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새 책들이 좋아서 점심시간마다 도서관에 향했던 기억이 난다. 워낙 추리소설을 좋아했던지라 아르센 뤼팽의 모험이라던 지, 아가사 크리스티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푹 빠져서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중에 점차 입시와 맞닥뜨리게 되면서 도서관은 어느새 '공부'하는 곳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주말에 도서관에 가는 것은 곧 다가올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였지 책을 보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하다 막막하고 힘들 때면 읽고 싶은 책이 가득한 서가로 내려가서 한창이고 서성이곤 했다. 비록 읽을 순 없어도 기억해뒀다가 언젠가 읽어야지...라는 생각만으로도 위로받던 시절 이였었다.

 

아마 '도서관'에 대한 추억은 다들 나와 같지 않을까. 책을 보며 즐거워한 것보다, 공부로 머리아파하며 힘들어했던 기억이 더 많은 곳으로 기억하며 도서관 근처에도 가지 않는 사람들이 여럿 있을 것이다. 지금도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면, 한쪽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을 발견하곤 한다. 물론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무엇과 본질이 바뀌었다는 생각에 씁쓸해지곤 한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선생님들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했나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자 북미 도서관을 방문했던 것이다. 도서관하면 한 가지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나에게 북미 도서관은 그 종류와 다양성에서부터 놀라움을 가져다주었다. 지역 주민들과 다양한 교류를 이어가는 지역 도서관, 전문적인 학술 연구가 가능한 레퍼런스 도서관, 뉴욕 공공도서관과 미의회도서관같은 대형 도서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욕구에 맞춰 쓰임새까지 다양한 도서관이 눈만 들면 여기저기 위치한다는 것이다.

 

특히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은, 학교나 새로운 도시가 생기면 으레 도서관이 생긴다는 것이다. 으리으리한 주상복합 아파트가 생겨도 도서관은 쳐다도 안보는 우리들에게 너무나 새로운 일일 수 있지만 그들에게 도서관은 24시간 편의점처럼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도서관이 지역 주민들과 깊이 맞닿아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것이리라.

 

영유아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 어르신들을 위한 큰글자책 서비스, 그리고 학생들이 도서관을 이용하여 과제를 수행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프로그램까지 부러워할 과정들이 참 많았다. 그리고 도서관이 그저 책을 빌리고 빌려주는 수동적인 공간을 넘어서서 누군가에겐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곳이구나...라는 생각도 들게 해주었다.

 

우리나라의 도서관 역시 조금씩 조금씩 새로운 희망을 위해 꿈틀거리고 있다. 다만 북미 지역처럼 일상적인 일이 되려면 조금 더 시일이 걸리겠지만 그리 멀지 않다고 본다.

<나는 대중을 향상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기관으로 도서관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도서관은 스스로 찾는 이에게만 그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카네기>

북미 도서관을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좋은 점을 보고 배우고 우리에게 접목시켰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선생님들의 일부러 그 먼 곳을 찾아가 잠도 안자며 열심히 보고 배워오셨을테니까 말이다. 미래를 위한 희망은, 그리 멀지 않다. 가까운 곳의 아주 작은 점부터 실천한다면 부러워만하던 그들의 도서관이 어느새 우리 곁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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