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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 종교를 보는 새로운 시각, 심층종교에 대한 두 종교학자의 대담
오강남.성해영 지음 / 북성재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기독교인이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교회에 다녔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활의 일부처럼 일요일이 되면 교회에 갔고, 같은 또래 친구들과 함께 교회학교에 다니며 믿음을 쌓아갔다. 무언가 깨달음을 얻어서 교회에 나갔다기 보다는, 내게 교회는 생활의 일부분 이였다. 그래서 때론 흔들리기도 했다. 교회에서 가르쳐 주는 것과 세상에서 내가 알게 되는 것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었다. 깨달음 없는 신앙 이였기에 큰 감흥도 없었다. 어려서부터 배워왔기 때문에 성경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더 깊이 알고자하는 욕망도 욕심도 없었다.
이 책에서 말하기를, 나 같은 사람은 겉에만 머물렀다고 한다.(표층종교) 하긴, 내가 필요할 때만 갈구했고 기도했더랬다. 필요할 때만 눈물 흘리며 하나님을 찾았고 다시 평화가 찾아오면 그냥저냥 교회에 다녔었다. 더 깊이 알고자하는 마음이 내게 없었기에 더 큰 깨달음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나의 신앙이 좀 더 깊어진 계기가 있었는데, 아마 그 체험이 이 책에서 말하는 '신비주의'에 해당하는 것이리라. 마음속에 의심과 분노가 쌓여서 눈물 흘리고 있을 때 따뜻하게 말을 걸어주던 사람 - 그 목소리가 얼마나 큰 위안이 되던지. 그것이 내게 깨달음의 첫 시작이었다.
요즘 기독교가 큰 문제라고 여기저기서 걱정이다. 설교시간에도 그렇고 부모님의 대화에서도 느낄 수 있다. 아마 그렇게 구설수에 오르는 이들은 종교인이라고 하면서도 나처럼 깨달음을 얻기보다는 누군가의 선택에 의해서, 혹은 어렸을 때 집안 분위기에 의해서 아무런 갈등이나 고민 없이 신앙을 선택했던 사람들이라고 생각해보았다. 아무리 오랫동안 공부하고 연구해왔더라고 자신안의 진정한 깨달음 없이는 모두다 겉에 머물 뿐이니까.
내가 가진 신앙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기에 이 책의 모든 내용에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깨달음'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깨닫지 못하면 억지 믿음을 옆 사람에게 강요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을 믿음과 종교에서 더욱 멀어지게 만들고 배척하게 만드는 것 같다.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깨달음이야 말로 이 세상을 만드신 분의 진정한 의미이자 뜻이 아닐까, 깊이 생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