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하루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센터 문학총서 1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류리수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쓰기 전에, 한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
당신은 계수나무에 사는 토끼의 존재를 믿는가? 혹은 외계인이나 유령이 진짜로 있다고 믿는가? 아니면, 별의 정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어떤 것도 믿지 않고, 눈에 보이는것만 믿는다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꼭 가와카미 히로미의 '어느 멋진 하루'를 읽어봐야 한다. 나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멋진 하루가, 믿을 수 없는 존재들과 함께 가득하니 말이다.

책의 시작은, 곰과 함께하는 산책이다.
옆집에 이사 온 곰은 나에게 산책을 신청한다. 말 그대로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곰이지만, 매우 다정하고 사람의 말을 하는 그런 곰이다. 곰과 함께 거니는 산책은 어떤 느낌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곰의 보송보송한 털처럼 매우 따뜻한 느낌은 아닐런지. 곰과의 산책 역시 '따뜻함'으로 끝난다. 곰과의 어색하지만 따뜻한 포옹-그것은 이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무언가 어긋난 느낌 때문에 배밭에서 일하는 그는 배의 정령으로 보이는 세 마리를 만난다. 그녀석들과 함께 하며 점차 어긋나는 느낌을 바로잡아간다.(여름방학) 작은아버지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후 그녀를 찾아온다. 가족앞에 바로 나타나지 않고 그녀 앞에 나타나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작은아버지는, 매사에 예의바르고 따뜻한 그녀에게 위로받아 진정한 안식을 찾는다.(가을 들판) 가족과 사람에게 상처받은 에비오 군은 결국 따뜻한 모닥불과 따뜻한 그녀에게서 위로받게 된다.(별빛은 옛날 빛) 

인간 세계에 살면서 맛있는 요리를 하던 곰은, 결국 자신의 세계로 돌아간다. 따뜻한 곰에게 의지하던 '나'는 약간 서운해지지만, 곰의 세계에서 보내온 편지를 읽고는 안심하게 된다.
"때때로 꿈을 꿉니다.
당신과 풀밭을 뒹굴며 물고기 껍질 따위를 느긋이 베어 먹는 꿈입니다."


어느 멋진 하루는 예고없이 찾아와 따뜻함을 안기고 사라진다. 곰처럼 낯선 그들은, 자신의 세계로 사라지지만 그 따뜻함은 두고두고 전해진다. 당시에는 깨닫지 못하지만 두고 새길수록 그 날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웠지를 추억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삶의 상처받고, 사람에게 질려버린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따뜻한 기분을 가득!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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