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벽돌집 오늘의 청소년 문학 7
박경희 지음 / 다른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친구와 늦게까지 술마시며 공원을 떠돌던 준. 그는 술취한 늙은 노숙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냥 지나치고 싶은 자신의 맘과 달리 준의 친구 웅은 노숙자를 구타하기 시작한다. 잔인한 구타가 이어지고 준은 처음 맘과 달리 노숙자를 구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의 폭력은 경찰에 의해 멈추게 되고 준은 결국 수갑을 찬 채 경찰서로 끌려가게 된다.

구질구질한 집이 너무나 싫어서 탈출을 꿈꾸는 수경. 그녀는 자신의 아름다운 몸만이 찬란한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 믿는다. 모델이 되고 싶어 모델학원에 다니고 싶어하지만 부모님은 그런 그녀를 비웃을 뿐이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꿈을 위해 위험한 원조교제를 시작하고, 그런 원조교제는 그녀를 경찰서로 몰아넣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준과 수경은 소위 말하는 문제아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자란 준은 허전한 마음에 늘 방황하고, 학교에서도 자리잡지 못하고 책만 보는 생활을 이어간다. 그런 준을 제대로 잡아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학교 선생님은 그런 준을 삐딱한 시선으로만 바라보며 결국 자퇴시키고 만다. 수경 역시 부모님에게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존재다. 언젠가 자신의 아름다움으로 미래를 개척하리라 다짐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원조교제로 돈을 버는 것뿐이다.

이 책은 너무나 사실적이다. 문제 청소년들이 누군가로 인해 감화되고, 새로운 삶을 찾았다...는 판에 박힌 이야기가 아니라, 그네들의 문제로 인한 탈선행위와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여과지 없이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어리고,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이다. 사회의 어른들이 그들은 감싸 안아주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평범하고 모범적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까 두려워하며 선을 긋는건, 어른들이다. 사회의 바깥에 내쳐져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버려지는 그 아이들은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분홍벽돌집'이라 칭하는 안양소년예술학교에 수감된 준과 수경은 비로소 자신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갖는다. 그곳은 회색 벽돌집처럼 답답한 학교가 아닌 자유로운 곳이였다. 자신을 표현할 닉네임을 정하고, 영화에 대해 공부하면서 준과 수경은 점차 자신을 찾아간다. 

수경의 안타까운 죽음 뒤, 준은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준은 영화를 만들며 한 뼘 더 성장할 것이다. 그 성장은 삐뚤어져 자라던 그의 모든 것을 쳐낸 뒤, 올곧이 자란 곧은 한줄기가 되어줄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나 역시도 문제아들을 얼마나 삐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봤는지 반성하게 됐다. 무언가를 섣불리 판단하기 보다는, 그 안의 본질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아이들의 문제 역시 가벼이 넘어가기 보다 그들이 흘리는 눈물을 바라봐줘야 비로소 그들의 '분홍 벽돌집'이 되어줄 수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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