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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호두과자
크리스티나 진 지음, 명수정 옮김 / 예담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마로에게는 많은 것이 변하게 된다. 웃음과 활력이 없어진 어머니가 첫번째 변화고, 직접 호두과자를 만들고 집안일을 거들게 되는 것이 두번째 변화다. 어린 마로가 감당하기에 꽤 큰 짐이였을텐데도 마로는 씩씩하게 이겨낸다. 열심히 호두과자 반죽을 만들면서.
어린 마로는 호두과자와 함께 성장해 나간다. '성장'-그것이 진정 맞는 표현일 것이다. 겉만 보고 사람을 판단했다가 삼촌을 못알아볼뻔한 마로는 따뜻하고 멋진 삼촌을 위해 '카망베르 호두과자'를 만들게 된다. 아버지가 계실때는 크리스마스마다 늘 선물이 달려있던 호두나무.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호두나무는 텅 비어있기 마련이였다. 하지만 꿈에서도 소원하던 산악 자전거를 어머니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게되고, 잠시나마 나쁜 마음을 품었던 자신을 뉘우치며 '아이스크림 호두과자'를 만들게 된다.
어머니 생일 선물로 핸드크림을 만들고자 찾았던 장미정원에서 만난 소녀. 그 소녀를 보고 예쁜 사랑에 빠진 소년은 소녀를 위해 핸드크림을 선물하지만, 결국 그 사랑은 오해로 끝나게 된다. 그 후로 소녀를 생각하며 '장미 시럽 호두과자'를 만들게 된다. 까다로운 손님의 주문을 받고는 영감을 얻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캠핑하던 장소로 찾아간 마로는 오리온 자리에서 힌트를 얻고 호두과자 '오리온'을 만들어 손님을 만족시킨다. 그리고 어머니와의 마지막 순간에 어머니를 기리며 '흑설탕 호두과자 디어맘'을 만들어 영원히 어머니를 기억하게 된다.
각 챕터 마지막에는 마로가 만든 멋진 호두과자가 등장한다. 진짜 그런 호두과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예쁘고 향긋하고 사랑스런 호두과자가 가득하다. 하지만 그런 멋진 호두과자가 만들어지기 까지는 고된 과정이 존재한다. 마로는 그것을 몸소 체험한다.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과 그 사랑안에 점차 커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각자 가슴속에 자신만의 '호두과자'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짐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어느 한 고비를 넘으면 멋진 작품으로 탄생하는 그런 호두과자 말이다. 결국 마로는 자신만의 호두과자를 가졌고 그것으로 인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읽는 내내 달콤한 호두과자가 입 속에서 계속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가진 나만의 '호두과자'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리고 그 호두과자로 어떤 맛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인생의 한 고비를 넘을때마다 내 안의 호두과자가 마로의 호두과자처럼 빛을 내기를...그렇게 소원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