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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비행기 - 팝아트 소설가 죠 메노 단편집
죠 메노 지음, 김현섭 옮김 / 늘봄 / 2008년 11월
평점 :
유니바머와 형에 대한 비교분석이 제일 처음 시작된다.
그들은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삶을 살았다. 그들은 동생에게 배반당했다. 그들은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은 실패한 인생을 살았다. 그들은, 결국 동생에 의해 잊혀지지 않고 기억속에 떠올려지게 된다.
누구나 그렇듯이 이 세상 모든 동생들은 형 혹은 누나, 언니들에게 존경심 또는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늘 그들을 닮고 싶어하지만 결국은 미워하고 시기하게 되는 것. 그것이 형제자매의 비극이 아닐까 생각한다.
앨런의 동생 역시 자기보다 나이많고, 힘세고, 잘생긴 형을 존경하면서도 미워한다. 공부는 잘하지만 소심한 자신에 비해, 덩치도 크고 근육도 우람한 형을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런 앨런에게 어느 날 형은 200달러를 요구한다. 여자애를 임신시켰다는 것이 그 목적이였다. 앨런은 이것을 기회삼아 형 위에 서볼것을 꿈꿔보지만, 결국 형이 그 여자애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수치심에 물러선다. 어린애같은 자신에 비해서 형은, 결국 어른이였던 것이다.
그렇게 크고 멋있게 보였던 형은 차츰 이상하게 변해간다. 타고난 성정이 포악하고 잘 참지 못하는 것이리라 생각했었지만, 결국 그것은 정신병으로 판명된다. 그리고 끝없는 치료와 절망이 시작된다.
형은 재활원과 병원을 들락거리며 실패한 인생의 경로를 걸어간다. 유니바머 역시 수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최연소 박사 자격을 취득하지만 결국 폭탄범으로 인생의 막을 내리게 된다.
앨런은 결국 깨닫게 된다. 자신이 형을 얼마나 존경하고 사랑했는지를. 형처럼 되고자 갈망했던 자신을. 병약해진 형이 자신에게 기대는 순간 앨런은 자신의 모든 것이 얼마나 형을 닮고자 노력했는지 알게 되는 것이다.
늘 동생을 괴롭히기만 했던 형이였지만,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동생이 일생을 살아가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그런 존재가 바로 자신의 형제가 아닐까 싶다.
우리의 일생에 있어 영향을 주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지만, 늘 가까이에서 쉼없이 영향을 주는게 바로 형제자매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그를 닮고 싶어하면서도 미워하고, 시기하면서도 도와주게 되는 것이다. 죽일듯이 치고박고 싸우다가도, 어느새 함께 장난감을 공유하며 사이좋게 놀게 되듯이 말이다. 이제 다 커버린 나는 '유니바머와 우리 형'이라는 단편을 읽으며 내 형제를 생각하게 되었다. 때로는 나 혼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그에게 의지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말이다.
형제란, 혹은 자매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일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였다. 작품 속 동생처럼 형에 대한 죄책감을 평생 안고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서로 의지하며 견뎌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