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희님의 '거기 당신?'의 단편들 중에 <그 남자의 책 198쪽>이 나는 제일 좋았다. 그 여자의 담담한 일상이 마음에 들어왔고, 도서관이 참 좋았고, 사진으로 주고받는 그들의 대화가 좋았다.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얼핏 들었었는데 10월에 개봉한단다. 

<그 남자의 책 198쪽>의 시사 낭독회가 15일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있었다. 윤성희님과 영화배우 이동욱님(꺄악>.<)이 나온다는 공지에 앞뒤 돌아보지 않고 일단 신청부터 했더랬다. 두근두근~~이동욱님을 볼 수 있다닛!!

무식한 포이즌, 결국 시사회장에 가서야 시사 낭독회가 -> 시사회 + 낭독회임을 알았다. 영화가 상영되고 나서야 '아하~'고개를 끄덕였다는-_-;;

짧은 단편 속 그 여자와, 갈매기의 소소한 일상이 영화의 일상으로 덧입혀졌다. 그 여자는 '은수'라는 이름으로 조금 더 발랄하고 씩씩한 모습이였고 갈매기는 '준오'라는 이름의 상처입은 남자로 등장하고 있었다. 옛 애인이 남긴 'xxx책 198쪽을 봐. 너에게 전해주고 싶은 내 마음이 거기에 있어.'라는 한마디로 두 사람은 만나게 된다. 물에 지워진 책 이름, 떠나간 애인의 마음을 알고싶어하는 준오는 도서관의 책들의 198페이지만 찾아다닌다.

가슴이 저리도록 아픈 사랑이라도, 결국은 마음 한 구석에 남겨두고 추억해야 다음 사랑을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참 좋았다.

 

영화가 끝나고 윤성희 작가님과 이동욱님이 등장했다. 순식간에 객석은 아수라장~나 역시 질세라 "꺄악~~~~"소리를 질러댔다는. 같이 간 롤러님은 무덤덤하시더만 이동욱님의 등장에 정신 못차리는 포이즌이였다!!^^;;;

 

먼저 윤성희 작가님이 책의 한 구절을 낭독해주시고, 이동욱님은 영화 대본에서 자신이 나레이션한 부분을 낭독해주었다. 몹쓸 카메라인지라 아무리 동욱님을 줌해도 좋은 영상이 나오지 않았다는ㅠ.ㅠ

Q. 작가님은 실제로 영화를 보시니 느낌이 어떠세요?
-낯가지럽다 못해 발가락까지 간지럽다는 느낌이에요. 제가 쓴 단편은 밋밋한데 영화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었어요. 그리고 글과 달리 영화에는 이름이 필요하니까 주인공에게 이름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이름일까 궁금했구요. 재미있었고 영화를 보고나니 회와 소주가 참 먹고 싶어지네요^^*

Q. 이동욱씨는 작가님을 실제로 뵈니 어떤가요?
-신기해요. 연예인을 본 것 같아요(^^) 오늘 작가님을 뵌다고 해서, 소설을 읽고 오는게 예의같아 읽고 왔는데요, 소설에는 이름이 없는게 참 특이하더라구요. 영화에서는 이름을 부여받고 그로써 생동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Q. 작가님과 이동욱씨는 영화와 소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윤성희 작가님) 저는 도서관 앞에서 혼자 자전거를 타는 모습, 그리고 기차에서 폴짝 뛰어내리는 각도...같은게 기억에 남아요.
-(이동욱) 아, 그거 모두 제 애드립이였어요^^
책에서는 갈매기가 작은 분량으로 등장하는데 도로에서 뺑소니 잡으려고 뻥튀기 같은거 팔잖아요. 진짜 그런가요? (그렇다고 대답해주시자) 그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영화에 그 장면이 등장해도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Q. (윤성희 작가님께) 왜 198페이지 인가요?
-사실 198페이지가 중요하지는 않고 은수 혹은 그녀는 늘 무료하게 살아서 198페이지의 다음인 199페이지가 없는 여자예요. 하지만 늘 198페이지만 보는 남자를 만나면서 다음쪽인 199페이지를 넘겨보게 되는 여자 캐릭터입니다...라고 어느 인터뷰에서 말씀 드렸구요, 비공식적으로는 페이지를 딱 넘겼는데 198페이지가 나와서 그 페이지를 인용했어요.(^^)

Q. 이동욱씨는 연기하기 어떠셨는지요?
-사실 극중 준오와는 성격이 많이 틀려요. 그래서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확 잡아끄는 캐릭터가 아니고 일상적인 부분을 연기해야 해서 힘들었지요. 하지만 한 번도 안해본 캐릭터라 끌렸구요, 극중 기억상실에 걸린 준오의 마음도 이해가 되더라구요.

 

시사낭독회에 참석한 독자들의 이런저런 질문에 대답해주시는 작가님과 이동욱님 때문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윤성희 작가님이야 워낙 말잘하고 위트있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이동욱님은 잘생기고, 얼굴도 하얗고, 키도 훤칠한데, 말까지 잘하는...그야말로 모든것을 다 갖춘 분이였다!! 같이 간 무덤덤한 롤러님까지 인정한 사실이니 포이즌의 호들갑이 절대! 아니다.(^^;;)

이 가을, <그 남자의 책 198쪽>과 함께하면 어떨까?
지나간 옛사랑을 아련히 추억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듯 하다. 더불어 원작을 함께 읽어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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