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는건 남자고, 그 남자를 지배하는건 침대 속 여자라는 말이 있다. 한 없이 약한 듯, 사회의 피해자인'척' 하는 여자들이지만 실상은 뒤에서 모든것을 조종하고 있는것 아닐까? 그런 현상을 꿰뚫어 본 남자가 있었으니 '오, 나의 마나님'의 저자 되겠다.
책의 저자는 한 여자의 남편이자, 귀여운 두 딸의 아버지다. 겉으로 보기에 이 남자는 완벽하다. 피곤한 아내를 위해 요리를 만들고, 아내의 체조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주말마다 두 딸을 데리고 공원에 나간다. 하지만 이 남자는 그 시간 속에서 늘 엉뚱한 상상을 한다.
자신의 임금은 늘 동결되어 있는데 아내는 15%나 올랐다.
"난 쓸모있어 보려고 애쓰는 중인데, 아내의 봉급 인상률 15%가 또다시 머릿속에 떠올라, 그 인상이 공표되기 전 있었을 인사고과 면담을 자꾸 생각하게 된다....난 무능력자다. 솔직히 말해 내가 아내라면, 날 버렸을 것이다."
반면, 여자들만 있는 집안에서 남자는 자신 하나뿐인 사실을 과시하며 액자를 벽에 걸기위해 애쓴다.
-일요일 오후인 심삼시 사십오분, 망치 머리 부분의 잘 단련된 쇳동어기 왼손 엄지손톱 끝부분과 충돌한다...즉각적으로 손톱은 불룩 튀어나오고, 살덩이는 1,000분의 2초 동안 모세혈관이 파열되기에 충분할 만큼 극도로 압착된다.....아침이 되어 거실에 들어서면서 나는 액자가 걸려 있음을 확인한다...그녀는 내게 아무 설명도 하지 않는다. 소용없으니까.-
딸과 함께 방문한 인류학 박물관에서 전시된 모형과 아빠의 차이점을 묻자 딸은 이렇게 대답한다.
"음, 저들과 아빠의 차이는 말이야, 저들은 인간박물관에 들어와 있는데 아빠는 그렇지 않다는 거야. 그러니까 아빠는 인간이 아니야"
늘 멋진 가장, 멋진 아빠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그 노력들은 물거품이 되기 마련이다. 자신보다 임금이 오른 아내에게 버림받을까 눈치보고, 가족들 앞에서 멋지게 못을 박으려하지만 결국 손가락이 박살나고, 딸에게 인간이 아니라는 답까지 듣게된 이 남자. 어쩐지 조금 불쌍하다.
스스로를 희화화하면서도 결국 마나님에게 종속되어 버리는 저자는 이 시대의 남자들을 대변하는것만 같다. 이 소설은 프랑스 남자의 이야기지만, 결국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남자들의 모습 또한 이와 같지 않을까? 점점 더 능력있는 여자들과 경쟁해야 하고, 결혼하면 아내에게 최선을 다해야하며, 주말에는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줘야만 한다. 결혼해서 살찌는건 자기관리에 무능하다는걸 보여주므로 메트로쎅슈얼인지 뭔지에 발맞춰 자신을 가꿔야만 한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봤자 딸에게 인간이 아니란 소리나 들으면서 말이다.
자신을 희화화하면서 사회속에 드러나는 여러 문제점을 자신의 상황에 맞춰 날카롭게 풍자하는 모습에 배꼽을 잡고 웃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다른 상황도 있지만, 결국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게 어떤걸 뜻하는지 이해하게 되니 말이다.
엄살쟁이에 자기비하가 심한 이 남자, 하지만 어쩐지 오랫동안 이 남자를 기억하게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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