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 권리가 있다 1
로렌 와이스버거 지음, 이다혜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스물 일곱살의 베트는 꼬박 열다섯시간씩, CWK 호프만사를 위해 일한다. 진정으로 원하는게 무엇이였는지 잊은지 오래, 그저 기계적으로 일하고 집에 와서 잠자는 일이 전부다. 그 결과 무기력한 삶과 늘어난 체중만 남았을 뿐. 더 이상, 그런 삶을 살기 싫어 내던지듯 사표를 던지고 새로운 삶을 위해 세상앞에 나선다.

딱딱한 정장을 입고 은행에서 일하던 베트는 윌 삼촌을 통해 홍보업계를 알게 되고 켈리 & 컴퍼니에 입사하게 된다. 눈이 핑핑 돌아가는 뉴욕, 그곳에서 무언가를 알린다는 의미는 곧, 알아야 할 사람과 몰라도 될 사람을 구분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각계 각층의 유명 인사에 대한 파일을 컴퓨터 데이터 베이스에 차곡차곡 저장해놓고, 온갖 가십에 대해 꿰뚫고 있어야 한다. 누구와 누가 사귀는지, 누구와 누가 헤어졌는지 알고 있어야만 그것이 곧 홍보와 이어지기 때문이다.

딱딱한 은행일과는 달리 홍보업계의 일은 베트에게 새로운 세상으로 보였다. 적어도 처음에는 말이다. 베트는 자신의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었으나 모든 여자들의 우상인 '필립 웨스턴'과 엮이게 되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꼬이게 된다. 온 세상 여자들이 그 남자와 자고 싶어한다지만, 베트는 그 남자의 이상한 점을 온 몸으로 알게 된다. 필립보다는 정직한 새미에게 끌리지만 언론은 자꾸만 필립과 베트를 연인사이로 몰아가고 베트의 상사는 이것을 기회라고 여기고 베트에게 필립과 함께 온갖 파티를 함께 열어보라고 부추긴다.

화려해보이는 그들이였지만, 사실 하루에 한 끼도 안 먹는 거식증 환자에다, 코카인에 늘 취해있고, 물을 먹듯 약물을 섭취하는 행태는 베트를 점점 지치게 할 뿐이였다.

무언가를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일의 성취감보다, 그저 가십 칼럼의 이야기거리밖에 안되는 현실을 직시한 베트는 파티 도중 과감히 뛰쳐나온다. 두 번 다시 돌아보지 않은 채 말이다.

전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패션업계의 모든 것을 발랄한 이야기로 풀어낸 로렌 와이스버거가 이번에는 홍보업계의 모든 것을 파헤쳤다. 물론 그 이야기들은 허구이며 허상이지만, 알아야 할 사람과 알 필요가 없는 사람을 구분하는게 비단 홍보업계만의 이야기일까 싶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치열하게 싸움하는 이유가 끊임없이 알리기 위한 것 아닐까? 물론, 알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만일지라도 말이다.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어 좌충우돌 헤매는 베트의 이야기와, 멋진 남자와 얽히고 설키는 이야기는 선선한 가을날 가볍게 읽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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