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언자 1 오드 토머스 시리즈
딘 쿤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세상에는 과학이나, 질서정연한 논리로 설명되지 않는 초자연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그런 초자연적인 일속에 '오드 토머스' 역시 속하지 않을까? 그렇다. 오드 토머스는 죽은 자들을 보고 그들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그리고 꿈에서 끔찍한 살인을 미리 목격하기도 한다.

20살의 젊은 오드 토머스는 즉석요리사기도 하다. 기가막힌 즉석 요리를 만들면서도 타이어 영업이나, 구두를 팔면 더 나은 미래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평범한 젊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우리와 다르다. 그는 죽은 이들을 보고 그들의 몸짓과 생각을 읽는다.

그러다 오드는 수많은 바다흐들을 보게 된다. 바다흐는 일종의 악령으로 살인과 광기가 있는 곳에 몰려드는 검은 존재들이다. 기분 나쁘고 물컹거리는 그것들의 등장과 동시에 꿈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학살 모습에 끔찍하고 무서운 사건을 예감한다. 그 능력은 저주인 동시에 그의 의무였다.

책의 주인공인 오드 토머스는 흔히 말하는 영웅이 아니다. 누군가의 영웅이 되기도 싫고, 세상의 주목을 받기도 싫어한다. 그저 평범하게, 사랑하는 사람과 일상을 살아가고 싶을 뿐이다. 그런 그에게 위기가 다가온다. 자신의 일상과 사랑하는 친구들을 위협하는 살인마들이 바로 그것이다. 집집마다 광기의 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바다흐와 온갖 살인의 냄새를 풍기는 살인마의 등장은 오드를 점점 구석으로 몰고 간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그의 어린 시절은 살인예언자로 살아가는 그의 운명이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어둡고 아프다.

무심한 아버지와, 정신병을 앓는 어머니 사이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그는 용케도 사람에 대한 휴머니즘을 잃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픈 사연을 가진 유령의 사연을 들어주고 앞으로 일어날 살인을 막고자 고군분투 하는 것이다.

"죽음의 현장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 그 반대편에 있는 어떤 이를 죽음으로 내모는 일일 수도 있다. 내게는 그런 선택을 할 권리가 없다. 하지만 그 누군가가 나의 소중한 사람이라면? 어쩌면 난 지금 지옥으로 가는 길 하나는 잘 닦아놓고 있는 셈이리라."
어쩌면 오드 토머스는 누군가의 죽음을 막음으로서 또다른 누군가의 죽음을 예감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신의 죽음을 예견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죽음과 살인이 예정된 시각까지 살인자를 쫓는 걸 멈추지 않는다. 자신의 초감각적인 감각을 따라 살인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오드 토머스는 책 속의 등장인물이지만,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 아닐까 싶다. 그는 홀로 견디기에 어려운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아파하지만 남을 생각하고 어려운 이를 도울 줄 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이 끝난 마지막에 그만의 평화를 찾길 간절히 바랐는지도 모른다. 차례로 이어지는 반전에 놀라기도 하고, 마지막 페이지에선 오드 토머스와 함께 긴 여운을 느끼기도 했다.

앞으로 펼쳐질 오드 토머스의 시리즈 역시 기대된다. 그가 보여주는 따뜻한 휴머니즘과 살인자를 쫓는 추격은 더운 여름밤을 책임져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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