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천사의 눈물을 보았다
박종인 외 지음 / 시공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아침에 눈을 뜨며 생각했다. '아, 나처럼 불행한 사람이 또 있을까?' 

어딘가에 얽매여,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야 하고 스트레스 받는 일에 진절머리 내던 때였다. 돈과 시간에서 자유로워지면 행복해질것만 같았다. 그렇게 매일 아침마다 불행타령하고 있을때 순진한 눈망울의 예쁜 아이들과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천사의 눈물을 보았다>속에서 예쁜 미소를 짓는 아이들은, 사실 너무나 아프고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학교에서 한창 공부하고 있을 시간에 루빠는 조그마한 손에 망치를 들고 돌을 깬다. 온 가족이 달려들어 돌 깨는 일을해도 하루에 100루피(약 1500원) 벌기도 힘들다. 문니스와리 역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캄캄한 공장에서 성냥을 성냥갑에 담아야했다. 그 일상이 얼마나 지옥같이 생각됐는지, 자살하려고 독풀을 삼켜버렸다. 캄보디아의 은 제대로 먹기 위해 거리에서 몸을 판다. 이제 겨우 열네살이지만 어린아이다운 미소는 찾아볼 수 없다. 에이즈로 부모를 잃었지만 에이즈보다 가난이 더 무섭다고 했다.

중국의 억압속에 말과 문화를 모두 잃어버린 티베트 아이들은, 오로지 공부를 위해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다. 케냐의 렌딜레 마을에서 만난 미노이는 물이 없어 흙구덩이에 고인 물을 떠서 먹고 있었다. 내가 너무나 태연하게 누리고 있던 의,식,주가 그 아이들에겐 생존이자 살아갈 의미가 되어 있었다. 그런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어찌나 해맑게 웃던지....그 아이들의 웃음속에 난 눈물만 뚝뚝 흘릴 뿐이였다.

내가 곁으로 흘려보낸 의미없는 하루가, 죽어가는 어떤 이에게 그토록 바라던 하루였듯이 내가 불평불만으로 의미없이 투정부렸던 모든것이, 그 아이들에겐 그토록 바라던 일상이요, 바램이였다. 그래서 책을 읽을수록 내 고개는 자꾸만 밑으로 밑으로 숙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었다. 아프리카의 베나는 심장병으로 자꾸만 피를 토하고 걷기도 힘든 아이였다. 주술사는 베나에게 악마가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베나는 한국에서 수술하고 건강한 몸을 되찾았다. 동네 사람들은 더이상 미신 따위는 믿지 않게 되었고, 베나로 인해 마을에 변화가 일어났다. 

책보다 먼저 'our asia'라는 방송이 먼저 전파를 탔다. 그 방송을 보고 전국의 천사들의 도움이 빗발쳤다고 한다. 책의 후기에서 이름없는, 얼굴없는 천사들의 선행으로 도움받는 아이들의 미소를 보며 나의 마음 역시 따뜻해졌다.


 
앙코르와트 여행 갔을때 손에 주렁주렁 팔찌를 들고 여행객들에게 장사를 하던 소녀다. 소녀에게 팔찌를 사고 사진 한장을 찍었더랬는데, 소녀는 이미 익숙한듯 판에 박힌 미소를 지어보였다. 앙코르와트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유적에만 정신이 팔려, 어린 나이에 몸을 파는 몽이나, 학교도 못가고 장사하는 아이들의 눈물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이 소녀를 떠올리곤 한참동안 들여다보았다. 나란 사람은, 어쩜 이렇게도 이기적이고 나밖에 모르는지 반성하면서 말이다.

이 예쁘고 착한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실천하기로 했다. '한국국제기아대책본부'에 연락해 후원을 하기로 했다. 별 것 아닌것에 흘려버린 돈이 아이들에겐 크나큰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은 홀로 태어나, 홀로 죽는다. 하지만 외롭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남을 생각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측은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에게 실망하고 슬퍼하면서도, 사람에게 다시 희망을 얻는 것이다.

아이들의 눈물을 기억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미소를 기억한다. 무조건 불쌍하게 여길게 아니라, 그 아이들의 미소를 오래 오래 볼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한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부터 실천하는 것이 아이들을 기억하는 방법일 것이다. 세상 모든 아이들이 편안히 공부하고, 마음껏 먹고, 신나게 뛰어놀고, 자신의 미래를 마음껏 꿈꾸는 그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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