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남자들은 사랑한다고 거짓말할까
아네테 괴틀리허 지음, 김정민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이러한 착각은 누구나 해보았을거 같다. 오랫만에 나간 소개팅, 상대편의 남자는 소위 잘나가는 킹카였다. 아니면,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이상형이였던가. 어느쪽이든 상관없다. 어쨌든, 당신은 그 남자가 마음에 들었다. 그 동안의 연애지식과 책에서 읽어온 모든 지식, 상식을 총동원하여 멋진 모습만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 작전이 먹힌듯 보였다. 그 남자는 만남 내내 당신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고, 소개팅 시간 내내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당신은 속으로 '아싸~이제 됐어!'라고 쾌재를 불렀을테고, 헤어지면서 그 남자의 애프터 신청을 기대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멋진 목소리로 "오늘 만나서 참 반가웠어요"라는 있는대로 예의를 차린 목소리(하지만 정말 싸가지 없는!!)로 한마디 내뱉고 사라진다. 

당신은 순간 멍~해진다.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지? 그때부터 당신의 상상력은 먼 우주를 타고 훨훨 날아간다. '아마, 이 남자가 수줍음이 많은가봐' '차마 얼굴을 보고 다시 만나자는 말을 못한 거겠지' '그럼...다시 전화하겠지?' 라는 몹쓸 상상들. 그 상상들은 그의 전화를 기다리게 되지만 그는 전화하지 않는다. 하루, 이틀, 일주일이 지나도 말이다. 당신은 갈 수록 화가 난다. 그리고 외친다. "관심도 없었으면서, 그럼 그때 그 눈빛은 뭐였어!!"

남자들은 늘 이야기한다. 도대체 여자들의 속을 모르겠다고. 복잡하고 복잡한게 여자들 마음이란다. 하지만 남자들이여~그건 당신들도 마찬가지랍니다. 

주인공 마리는 파울과 나눈 멋진 키스를 생각하며 그의 연락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는 전화는 커녕 문자 하나 없다. 마리는 안절부절이다. 자신이 만남에서 실수한 것도 없고, 옷차림도 멋졌으며, 분위기 또한 끝내줬는데 왜 연락이 없지? 

마리가 사랑한 남자 파울은 무심한 사람이였다. 멋진 키스, 멋진 섹스뒤에 항상 기다리게 한다. 일주일 혹은 이주일동안 문자 하나, 메일 한 통 없고, 그나마 주말에 만나자는 멋진 약속으로 마리를 기대에 부풀게 했다가 무심하게 그 약속을 깨기도 한다. 마리는 생각한다. 이 남자, 대체 나한테 무슨 의미이지? 도대체 무엇이길래 날 이렇게 힘들게 하는거야???

 그렇게 힘든 (짝사랑 비스무레한) 사랑을 이어나가는 동안 마리는 생각한다. <나는 이성적인 사람이야. 내 감정이 때로는 나를 십대로 만들기도 하지만 말이지. 나에게는 나중에 가정을 갖게 되거나 그와 비슷한 뭔가를 이룰 수 있는 관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이 있어. 그런 관계라는 것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거야. 이를테면, 인생에 대한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공동의 이상이나 이해, 정신적인 신뢰들을 쌓아가고, 서로 비슷하게 닮아가는 것이라고. 그런데 이것들이 우리에겐 없는 것 같아. 그래서 나는 이런 것들을 너에게 요구하게 되고, 그 때문에 스스로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고, 거칠게 만들어.>

마리는 그저 그와 함께 눈뜨고, 그와 함께 직접 갈아만든 사과 주스를 마시고, "사랑해"라고 속삭이는 멋진 목소리를 귓가에서 듣고, 마리가 원할 때 그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랐을 뿐이다. 하지만 파울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늘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그 사랑에 아파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 사랑의 무게가 늘 같지 않기 때문이다. 둘의 사랑의 무게가 정확히 1g도 틀리지 않고 똑같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은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누군가 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 사람은 결론적으로 더 아파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사람이 보여준, 말한 "사랑해"라는 모든 몸짓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게 된다. 그게 마리이든, 혹은 나, 혹은 당신이여도 말이다.

나처럼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를 열렬히 사랑하는 마리, 또한 브리짓 존스의 일상을 엿보는 듯한 기쁨을 준 마리 때문에 즐거웠다. 왜냐하면 내가 사랑을 할 때, 혹은 짝사랑을 할 때 애태우는 감정들을 마리가 모두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마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용감했다. 나는 못했던 그 행동으로 인해 마리는 파울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남자와 여자는 분명 다르다. 그래서 그들이 사랑하는 방식도 영원히 이해 못할 것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단어로, 감정으로 인해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넓은 품을 가진다는 것-이것으로 인해 그들의 해피엔딩이 이루어지는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비록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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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7177 2008-05-09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 책 재미있겠는데요.^^

poison 2008-05-10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오랫만의 댓글이란!! ^^;;;
이 책 재미있어요~빌려드릴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