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step by step이다!!

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책의 주인공 '도완득' 푸하하하...그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니 어쩌지?

완득이는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소위 말하는 '문제아'다. 장애인 아버지를 두고 있고, 어머니 얼굴은 알지도 못한다. 매일 혼자 집에 있으면서 어린 나이에 스스로를 책임지고 있다. 대견하고 장한 녀석이지만, 사회의 삐딱한 시선은 이미 녀석을 '문제아'로 점찍어 놓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완득이는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녀석의 신경을 자꾸 건드리는 존재가 등장했다. 담임 선생님 '똥주'-바로 옆건물 옥탑방으로 이사 온 담임 똥주는 밤깊은 시간에도 걸핏하면 "완득아~햇반 하나 던져라"라고 고래고래 소리 질러 완득이의 신경을 살살 긁는다. 그래서 완득이는 팔자에도 없는 믿음생활을 시작했다.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이번 주에 안 죽여주시면 나 또 옵니다.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하지만, 똥주는 죽기는 커녕, 완득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하나씩 열어준다. 얼굴도 모르던 어머니,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킥복싱의 멋진 세계, 그리고 아버지와의 진한 사랑까지도.

완득이는 누가 말을 걸지 않으면 하루종일, 단 한마디도 하지 않던 아이였다. 속으로는 이런 저런 생각으로 가득차있지만, 결국 자신안의 세계에 갇혀있던 그런 아이였던 것이다. 그럼 완득이를 똥주가 세상으로 끌어낸다. 처음에는 난폭하게 마구, 그리고 나중에는 사랑으로.

<이 동네 집들 진짜 따닥따닥 붙어 있다. 내가 세상으로부터 숨어 있기에 딱 좋은 동네였다. 왜 숨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사실은 너무 오래 숨어 있어서 두렵기 시작했는데, 그저 숨는 것밖에 몰라 계속 숨어 있었다. 그런 나를 똥주가 찾아냈다......흘려보낸 내 하루들. 대단한 거 하나 없는 내 인생, 그렇게 대충 살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거창하고 대단하지 않아도 좋다. 작은 하루가 모여 큰 하루가 된다. 평범하지만 단단하고 꽉 찬 하루하루를 꿰어 훗날 근사한 인생 목걸이로 완성할 것이다.>

완득이는 세상으로 한 걸음을 내딛었다. 발칙하고 깜찍한 녀석 '완득이'의 step by step을 나의 온마음 가득 담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