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로즈
세르다르 오즈칸 지음, 유정화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에 세상 모든걸 잃어버린듯 실의에 잠기는 다이애나. 그런 그녀를 괴롭히는 또 하나의 사실은, 어렸을때 헤어진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녀의 이름은 메리. 죽은줄만 알았던 아버지가 쌍둥이 동생 메리를 데리고 멀리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 어머니는 유언처럼 메리를 찾으라는 말을 남긴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항상 힘이 되어주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난데없는 쌍둥이 동생이라니!

메리는 네 통의 편지를 어머니에게 보냈다. 찾아오겠다고 말하던 그녀는 끝내 어머니를 찾아오지 않았다. 그 대신 수수께끼같은 메리의 편지만 남았다. 다이애나는 편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동생을 찾아야한다. 

다이애나가 생각하기에 자신의 동생은 미친것이 틀림없다. 제이넵 하님의 정원에서 장미 목소리를 듣는 연습을 하고, 어느날 자신의 방에서 장미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어머니에게 편지에서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다이애나는 동생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이스탄불로 날아가 제이넵 하님을 찾는다. 

그녀는 가르침의 대가로 다이애나에게 '자신을 죽일 것'을 요구한다. 다이애나안에 장미의 말을 듣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아를 죽이고 새로운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하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녀는 제이넵 하님의 수업에 참여하면서, 그리고 장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점차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조화가 점차 유행하자, 조화장미의 모습에 자신을 맞추려고 향기를 잃어버려 끝내는 아무 특징없이 죽어가던 장미-그 장미의 이야기에서 다이애나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어렸을때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오로지 자신만의 향기를 내뿜었는데 점점 커가며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다이애나를 숭배하는듯 보이지만, 자신들의 시선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난 다이애나를 참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에 휩쓸리는 다이애나...그것이 바로 자신의 모습이다.

에페수스에서 온 장미는 어떠한가. 두 송이가 한데 엮여 있어서 두 송이는 한송이처럼 공생하며 살아야하지만 한 장미는 자신이 아리테미스 여신의 장미라며 으쓱대는 한편, 다른 장미는 자신을 평범한 미리암이라고 지칭하며 아리테미스 장미에게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라고 충고한다. 다이애나의 이름에서 파생된 또 하나의 애칭 여신. 친구들은 다이애나를 여신으로 받들며 다이애나의 진정한 자아를 돌아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장미 미리엄은 아리테미스 장미에게...그리고 다이애나에게 진정한 자신을 돌아보도록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이다.

다이애나는 마침내 깨닫는다. 여동생 메리의 편지와, 어머니의 눈빛을 닮은 제이넵 하님의 수업에서 내면의 목소리를, 장미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깨우친 것이다. 결국 다이애나는 쌍둥이 여동생 메리를 찾는다. 메리는, 다이애나의 내면의 목소리이자 내면의 거울이였던 것이다.

다이애나는 유망해 보이던 변호사 자리를 포기하고 내면에서 원하던 작가의 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자신을 떠받들던 친구들 대신,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가던 화가 남자친구를 만나 에페수스로 떠나게 된다.

우리는 점점 커가면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법을 잊어버리게 된다. '나'라는 사람보다는 주위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더 귀를 기울이게 마련이다. 그런 나의 모습은 향기잃은 장미처럼 알맹이 없는 껍데기만 남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장미의 목소리를 듣는 법-즉 나의 내면에 귀기울이는 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책을 잃으며 나 역시 아르테미스 장미처럼 다른 사람의 눈을 더 의식하고 있는 건 아닌가 많이 생각해보았다. 지금이라도 장미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연습해서 진정한 향기를 내뿜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잃어버린 장미를 찾아가는 여정-그것은 장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시작되고, 또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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