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자신의 딸 라일라를 잃어버리고 자신을 한없는 고통으로 빠트리며 잘나가는 의사에서 노숙자로 전락한 <마크>, 세상 사람들에게 한없는 부러움의 대상이며 언론의 끊임없는 시선을 받지만 자신안에 고통을 온갖 기행으로 풀어내는 <앨리슨>, 어린 나이에 엄마의 죽음으로 복수를 꿈꾸며 추운 뉴욕 거리를 헤매는 <에비>, 어두운 도시 그린우드에서의 처참한 기억으로 인해 내면의 무언인가 뻥 뚫려버린 정신과 의사 <커너>

'사랑하기 때문에'에 나오는 네 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모두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처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해, 타락의 길을 걷거나 자신을 한없는 고통의 수렁속으로 밀어넣는다. 정신과 의사였던 마크는 결국 자신의 정신적 상처를 이겨내지 못했고, 세상 모든것을 가진 앨리슨은 그것으로 인해 괴롭다. 에비는 어린 나이에 세상의 비정한 면만 보고 자라 희망이란 말조차 입에 꺼내지 못할만큼 피폐해져있다. 커너는 어떠한가? 잘나가는 정신과의사지만, 자신의 내면에 뚫린 공허한 구덩이로 인해 제대로 잠조차 자지 못한다.

그런 상처입은 사람들이 어떤 계기로 인해 같은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날아오게 된다. 좁은 비행기안에서 자주 부딪치며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 자신을 괴롭혀오던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대면할 수 있을까?

네 사람의 과거와 현재가 쉴 새 없이 교차되며, 진행되는 소설의 흐름은 나를 정신없이 몰아갔다. 그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에 정신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네 사람은 자신만의 고통이 너무 커서 끊임없이 <자기 파괴 충동>에 시달린다. 그리고 실제로 자신을 끝없는 고통의 수렁속으로 밀어넣는다.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한 사람들은 미쳤다며 손가락질 하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고통에 힘겨워하며 세상사람들의 소리조차 듣지 못한다. 만신창이가 된 그들은 '이젠 누군가가 나를 구해줬으면 좋겠다'는 자그마한 소망을 갖게 되고 그 소망은 상처받은 네 사람을 이끌어 자신들의 상처를 똑바로 쳐다볼 수 있게 한다.

자신의 혈육을 죽인 살인마, 나를 불태워 죽이려 했던 마약상들...그 속에는 복수가 자리잡고 있다. 내가 그 상황이였다면, 나 역시 복수를 선택했을 가슴아픈 상황속에서 네 사람은 결국 용서했다. 그들이 용서할 수 있었던건...사랑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하기 때문에 용서할 수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그렇기 때문에 세상은 아직도 살만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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