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소믈리에 - 쇼킹발랄 에디터 미미리의 러브&와인 도전기
미미리 지음 / 한스앤리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오랫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내려갔다. 가끔 낄낄거리며 웃기도 하고 '뭐 이런 여자가 다있어'라는 생각에 황당해하기도 하면서.

서른 넘은 엽기발랄한 패션에디터 미미리. 남들이 보기에 화려해보이는 그녀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3년이 넘는데다, 집에서는 시집가라고 성화다. 게다가 영원히 이어질줄 알았던 소개팅마저 뚝 끊긴지 오래다. 이러다 비참한 노처녀로 늙어죽는게 아닐까,라는 걱정아닌 걱정을 하는 그녀.

그런 그녀가 와인을 만나게 되었다. 오랫만에 들어온 소개팅 자리에서 산적같은 넘을 만난것도 억울한데, 와인 이름이 '1865'인걸 아는척 하느라고 "어머~1865년산 와인인가봐요"라고 했다가 비참하게 차인것. 그 뒤 와인만 보면 울렁증을 호소하던 그녀는 와인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가며, 와인과 사랑이 비슷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홍콩으로 출장갔다가 얼떨결에 '와인 전문가'로 소개되어 대부호의 집에 초대받기도 하고, 와인 시음회에 다니기도 하면서 와인에 대해 하나둘 지식을 쌓아가게 된다. 그런 그녀가 진정한 와인의 고수를 만나게 되니, 바로 흡혈귀(별명;;)였다.

그녀의 이상형과 하나도 부합하지 않는 외모. 하지만 와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그는 소믈리에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는가하면, 밤늦게 드라이브를 하며 차에서 아이스 와인(모젤란드 아이스바인)을 꺼내들기도 한다. 첫 만남부터 끔찍했던 흡혈귀와 미미는 결국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고급스러운 자리...에 빠지지 않는 것은 와인이다. 외국에서는 식사와 함께 와인 한 잔,하는것이 보편화됐다고 하지만 우리에게 와인은 아직 고급스러운 이미지일뿐, 편안하게 와닿지 않는다. 그런 와인을 미미의 엽기발랄 연애사와 버무리며 한층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와인에 대한 초보자라면 이 책 만으로도 상황별, 종류별 와인에 대해 식별할 수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와인을 즐기다 보면 사랑이 찾아오기도 하고, 사랑에 빠지면 싼 와인도 맛있게 느껴진다. 배우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아는 척하지 않아도, 홀짝이며 음미하다 보면 저절로 눈이 뜨인다. 사랑은 와인처럼 깊어진다. (-에필로그 중에서)

책 초반에는 '이렇게 남자에 목매야하나?'라는 생각에 약간 불편했으나, 와인처럼 깊어지는 그녀의 연애사를 지켜보며 나 역시 즐거워졌다. 그녀의 말대로, 사랑에 빠지면 싼 와인 역시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거니까. 내가 생각하는 와인과 사랑의 공통점은 너무sweet한 맛(면)만 즐기려하면 그 속에 숨어있는 dry한 맛(면)에 실망하거나 놀랄 수 있다는 것. 진정한 와인(사랑)을 즐기려면 sweet한것과, dry한것 모두 여유롭게 즐겨야 한다는 거다. 그래야 와인이든 사랑이든...제대로 즐기고 느낄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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