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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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집어들었을때는 몸이나 마음, 모두 지치고 힘들때였다.
책을 읽는 것조차 힘들때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이란 제목이 내게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였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일제시대때 징용군으로 끌려간 할아버지는 결국 나라에서도 버림받고 손자에게 입체누드 사진 한 장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정민의 삼촌은 누구에게나 촉망받는 우등생이였으나 폭력적인 사건을 겪으며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강시우는 어떤가. 곁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직접 맞닥뜨리고, 몇번씩이나 계속되는 고문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었다.

삶의 언저리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 누구도 필연적인 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 우연적인 이야기가 한데 뭉치고 엉켜 커다란 역사적, 시대적 상황을 말해주고 있을 뿐이다. 헌데 서로간의 필연보다는 우연으로 뭉쳐진 이야기들이 왜 이렇게 내 가슴을 치는 것일까.

<이 세계는 그렇게 여러 겹의 세계이며, 동시에 그 모든 세계는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믿자! 설사 그 일이 온기를 한없이 그리워하게 만드는 사기꾼이자 협잡꾼으로 우리를 만든다고 하더라고. 그 세계가 바로 우리에게 남은 열망이므로 -374p>

우리가 여러겹으로 알고있는 세상 역시 하나이므로 그들이 들려주는 우연적인 이야기 역시 하나일 것이다....그리고 그 이야기가 전해주는 이야기,이야기들 역시 하나이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슬퍼할 필요 없다. 각 개인은 홀로인듯 외로워 보이지만 결국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로 모이게 되어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과 추억에 기대어 이야기를 이어나가다 보면 결국 우리엔 하나이므로. 그러니까 넌 슬퍼하거나 외로워할 필요 없다. 혼자 웅크리고 앉아있을 필요 없다...라고 책이 내게 말을 해주었다.

내가 해야할 일은 다만 용기를 내어 용감하게 나의 이야기를 하면 될 뿐. 그것뿐이다. 두가지 잔상이 합쳐져야 제대로 볼 수 있는 입체누드 사진처럼 수많은 개인의 이야기가 합쳐서 하나로 모이면 결코 외롭지 않고 우연조차 필연으로 바뀌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소리내어 이야기 해라. 그러면 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있어줄 다른이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몇번이고 정독하며, 책이 들려주는 내용에 귀를 기울이고...마음의 평안을 얻었다.
정말, 오랜만의 온몸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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