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젊은이들은 왜 이디야에 열광하는가 - The EDIYA Story
김대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7월
평점 :

이른 아침, 아직은 잠이 덜 깬 듯 몽롱한 상태일 때, 향긋한 커피만큼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 있을까? 커피는 누군가에게 하루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고, 휴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때로는 졸음을 쫓는 각성제로서 사람들과의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커피는 이제 사람들에게 하나의 트렌드이자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커피전문점은 친구를 만날 때 들르던 특별한 장소가 아니라 일상적인 공간이 되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커피전문점도 크게 늘었다. 아마 내 기억으로는 2010년을 전후하여 커피전문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긴 것 같다. 대학교를 입학할 때 식당이던 곳들이 커피전문점으로 대체되고, 동네에는 없는 프랜차이즈가 없을 정도로 커피전문점이 늘었다. 요즘처럼 커피전문점이 많았던 적도 없었다.
이렇듯 많은 커피전문점 중 눈에 띄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이디야'라는 토종 커피전문점이다. 내가 처음 이디야를 눈여겨 본 건 불꽃축제를 구경한 후 어머니와 집으로 돌아가던 때였다. 늦은 밤이었지만 이디야에만 유독 사람이 붐볐다. 파란 간판과 노란 조명은 보색을 이루며 눈길을 끌었고 따뜻해보였다. 그 후로 나는 이디야에 가끔 들르게 되었다. 점포가 많아 접근성이 좋고, 커피와 음료의 가격이 저렴해서 여럿이 모일 때도 부담이 없다.

그러던 중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커피전문점 이디야에 대한 책을 읽게 됐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비닐로 잘 포장되어져 기분이 좋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먼지 하나 묻지 않은 도서를 받았을 때의 기분을 알 것이다. 초판을 구매하면 아메리카노 교환권이 책 사이에 끼워져 있어서, 아마 이것 때문에 책을 비닐로 포장한 것 같다. 나는 며칠 전에 책을 구매했는데 운 좋게도 아직 사은권 증정행사를 하고 있었다.
이 책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커피전문점 이디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part1에서는 이디야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를 한다. 그리고 part2에서는 이디야 본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며, part3에서는 이디야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해 다룬다.

Part 1. 커피가 시작되는 곳, 이디야
Part1은 이디야에 대한 전박적인 소개를 한다. 이디야의 현황과 철학, 이디야 대표의 경영 철학 등이 나와 있다.
이디야는 에티오피아 말로 '대륙의 유일한 황제'라는 뜻이다. 이디야는 그 이름처럼 최근 들어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커피전문점 전성시대로 다양한 브랜드들이 론칭되고 있지만, 소수의 브랜드만이 수익을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디야커피는 시장을 점차 점유해가고 있다. 2013년 10월 브랜드 론칭 13년 만에 가맹점 1000호를 돌파했고, 2014년 7월에는 1300호점을 넘어섰다.
이디야의 성공 원인은 최근 10여 년간 브랜드 커피가 발전해온 과정을 통해 알 수 있다. 외국 커피 브랜드가 20~30대 여성들 사이에 유행하며 커피전문점이 늘기 시작했다. 여성들의 소비력 상승에 발맞춰 커피가 하나의 문화가 되며 외국계 브랜드가 선도적 위치를 점유하며 토종 브랜드 또한 경영방식을 벤치마킹하며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비싼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의 불만이 늘고 시장도 정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디야는 좋은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며 신뢰를 쌓았다. 이디야는 국내 브랜드 최초로 1000호점 개설 달성한 것이다.
이디야의 기본철학은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 이 두 가지이다.
이디야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비결은 타 브랜드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과 다르게, 이미지 구축과 인테리어에 쓰이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또한 이디야는 우수한 커피맛을 위해 원두는 100% 아라비카 품종만 사용하며, 로스팅 후 30일 판매라는 원칙을 지킨다. 가공 공정에서 이디야가 프로파일 책정을 하며, 국내 최대 커피 기업인 동서식품이 블렌딩을 한다. 그리고 이디야는 커피 맛을 위해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이디야 커피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스틱 원두 커피 '비니스트 25' 개발했다.
질 좋은 원두, 신선한 원두가 목표라는 문창기 대표는 2004년 이디야를 인수했다. 문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맹점 본사와 가맹 점주와의 관계라고 믿었다. 문 대표가 인수를 고려할 당시, 점주의 밝은 미소와 본사에 대한 만족감을 보며 이디야의 미래를 발견했다. 문 대표는 지금도 '진심은 통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점주와 관계와 커피 맛을 위해 노력한다.

Part2. 이디야가 펼치는 새로운 커피 세계
Part2는 이디야 본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디야의 사업 전략, 직원 등이 나오며,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 차지한다.
이디야의 사업 초기 마케팅 전략은 '빼기'였다. 화려한 마케팅과 좋은 입지, 고급 인테리어, 넓은 매장 등을 빼 비용을 줄였다. 이런 작은 매장은 점주의 수익을 늘리고, 지방중소도시의 작은 건물에도 입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디야의 브랜드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최근에는 매장 크기에 절대적 기준을 두지 않고 유연하게 개점 승인을 하는 '더하기' 전략도 쓰고 있다.
이디야는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서 노력한다. 장기간에 걸친 공정하고 평등한 관계를 통해 신뢰를 쌓고 있다. 결제일을 정확히 지키며, 협력업체로부터 선물이나 접대를 받지 않는다.
이디야의 경영철학은 '정애락'이다. 이디야는 내부 고객이 만족해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직원들의 복지와 자기개발에 신경 쓴다. 이디야의 간판 사원개발 프로그램은 독후감이다. 그리고 야근 교통비 지급, 전체 회식날 전원 교통비 지급, 점심 식대 제공, 아침저녁 식사 제공, 직원들 업게 최고 연봉 대우, 피복비 지원, 해외 외크숍을 지원하는 등 직원의 복리후생에도 신경 쓴다. 이디야는 2000호점 개설을 목표로 열정과 진정성을 가진 직원을 뽑으며 자기개발에도 다양한 지원을 한다.
또한 이디야는 커피로 기여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 나눔 경영을 하고 있다. 사랑의 김장 담그기, 연탄 나눔 행사, 밥퍼 나눔 운동 등 다양한 국내외 사회공헌활동을 하였다. 현장 매니저, 아르바이트생 등 매장 직원들은 이디야 메이트라고 부르는데. 이디야 메이트 희망기금 사업을 진행하고 본사 지원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가맹점 직원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쓴다.
이디야는 고객지원이 곧 미래투자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문화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디야 뮤직 페스타', 전시회 티켓 증정, 리딩 캠페인, 영화제 후원 등의 활동으로 문화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Part 3. 커피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Part 3은 이디야 가맹점 창업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와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들 등 많은 사람들에게 창업이 돌파구가 되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표준화된 제품질과 가격, 이미 검증 받은 아이템, 높은 인지도 등 개인 창업에 비해 여러 장점이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창업을 준비할 때 유의해야할 사항들이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 설명회에서 말하는 오픈 점포수가 아닌 실제 가맹점 수를 확인해야한다. 또한 프랜차이즈 회사가 상권분석 및 입지조사 전문 부서를 두고 있는지, 가맹 점주를 모집하는 부서에만 업무가 집중되어있지 않은지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 확장으로만 수익을 올리고 기존 가맹점 관리에는 소홀하지 않은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좋은 프랜차이즈는 회사와 가맹점이 함께 오래 가려 한다. 또한 가맹점비가 지나치게 높지 않고, 가맹점의 매출에 신경을 쓴다. 본사가 매장 관리에 도움을 주어, 어떤 점포를 가도 일정한 제품 질을 유지한다. 그리고 창업 준비는 최소한 6개월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이디야가 타 프랜차이즈와 차별되는 장점은 입소문이다. 이디야는 질 좋은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기본원칙을 지켰다. 이는 천천히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게 됐고 지금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 의도하지 않은 입소문은 매체를 통한 홍보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이에 고무된 이디야는 가격과 품질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며 입소문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디야의 입소문 마케팅 첫번째 목표는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고객과의 신뢰구축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두며 질 좋은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방침을 지켜가고 있다. 이디야 입소문 마케팅 두 번째 목표는 가맹 점주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다. 이는 충분한 상담과 상권 분석 등 까다로운 가맹절차가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점주가 직접 경영하게 하여 가맹점의 수익을 늘린다. 이러한 결과로 최근 오픈한 가맹점 중에는 지인 추천이나 기존 점주 추가 오픈이 많으며, 이디야의 창업비용 대비 매출은 업계 1위였다.
그리고 예비 창업자를 위한 조언으로는 본사를 직접 방문해볼 것과 본사와 점주 관계 살피기, 점주가 직접 경영할 것 등이다. 그 외에 책에 예비 커피전문점 창업자를 위한 지침 등도 나와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커피전문점에 부쩍 자주 가게 됐다. 친구들을 만날 때면 으레 커피전문점을 찾는다. 길을 가다 다리가 아프거나 시원한 음료가 먹고 싶을 때, 식사 후 달달한 것이 먹고 싶을 때 등 여러 이유로 커피전문점을 가고, 자연스럽게 여러 커피전문점을 비교하게 된다. 최근 들어 이디야 매장이 눈에 띄게 늘어 관심이 갔는데, 이 책을 통해 이디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사원개발 프로그램으로 독후감을 제출한다는 것이었다. 회사가 직원을 인재로 육성하는 데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데, 이디야는 독서를 통해 사원을 육성하기로 했다. 모든 직원은 매월말 독후감을 제출하고 문 대표가 직접 첨삭을 한다. 처음에는 독후감이 어렵게만 느껴졌지만, 시간이 흐르자 소통의 창구로서 기능을 한다. 제품이나 마케팅에 대한 아이디어도 내놓고, 가족 경조사 등 개인 사정도 털어 놓는다. 대표와 직원이 더 친밀해지고 이디야는 수평적 문화를 이루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일정한 제품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부분도 눈길이 갔다. 내가 예전에 여행을 갔을 때 들른 어떤 프랜차이즈 매장은 내가 알던 맛과 너무 달라 그 후로 그 브랜드 매장은 이용하지 않는다. 다른 브랜드도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매장마다 맛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많다. 물론 사람이 만들기에 맛이 똑같을 순 없지만 어느 정도의 비슷한 맛을 유지하는 것은 필요하다. 해외든 국내든 잘 모르는 지역에 갈 때 특별한 정보가 없으면 프랜차이즈 매장에 갈 때가 많은데, 프랜차이즈를 방문하는 목적은 익숙하고 일정한 맛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라면 일정한 맛의 유지가 필수지만 그렇지 못한 매장이 많다. 하지만 이디야에서는 일정한 맛의 유지를 위해 매장 관리를 꾸준히 한다니 믿음이 갔다.
이런 종류의 책들이 으레 그렇듯 이 책에도 장점 위주로만 나와 있는 점은 아쉬웠다. 중국 진출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시행착오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일 수도 있고 성공 가도만을 달려왔을 수도 있지만,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이디야의 모토라고 한다. 돈이 주인이 된 물질만능사회에서, 특히 이윤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이 사랑과 상생을 목표로 삼는 것이 신선했다. 이것이 국내외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져있는데도 이디야가 꾸준한 성장을 한 비결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부침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목표와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커피라는 원칙을 꾸준히 지켜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