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은 왜 이디야에 열광하는가 - The EDIYA Story
김대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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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아직은 잠이 덜 깬 듯 몽롱한 상태일 때, 향긋한 커피만큼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 있을까? 커피는 누군가에게 하루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고, 휴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때로는 졸음을 쫓는 각성제로서 사람들과의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커피는 이제 사람들에게 하나의 트렌드이자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커피전문점은 친구를 만날 때 들르던 특별한 장소가 아니라 일상적인 공간이 되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커피전문점도 크게 늘었다. 아마 내 기억으로는 2010년을 전후하여 커피전문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긴 것 같다. 대학교를 입학할 때 식당이던 곳들이 커피전문점으로 대체되고, 동네에는 없는 프랜차이즈가 없을 정도로 커피전문점이 늘었다. 요즘처럼 커피전문점이 많았던 적도 없었다.

 

이렇듯 많은 커피전문점 중 눈에 띄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이디야'라는 토종 커피전문점이다. 내가 처음 이디야를 눈여겨 본 건 불꽃축제를 구경한 후 어머니와 집으로 돌아가던 때였다. 늦은 밤이었지만 이디야에만 유독 사람이 붐볐다. 파란 간판과 노란 조명은 보색을 이루며 눈길을 끌었고 따뜻해보였다. 그 후로 나는 이디야에 가끔 들르게 되었다. 점포가 많아 접근성이 좋고, 커피와 음료의 가격이 저렴해서 여럿이 모일 때도 부담이 없다.

 

 

 

 

그러던 중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커피전문점 이디야에 대한 책을 읽게 됐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비닐로 잘 포장되어져 기분이 좋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먼지 하나 묻지 않은 도서를 받았을 때의 기분을 알 것이다. 초판을 구매하면 아메리카노 교환권이 책 사이에 끼워져 있어서, 아마 이것 때문에 책을 비닐로 포장한 것 같다. 나는 며칠 전에 책을 구매했는데 운 좋게도 아직 사은권 증정행사를 하고 있었다. 

 

이 책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커피전문점 이디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part1에서는 이디야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를 한다. 그리고 part2에서는 이디야 본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며, part3에서는 이디야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해 다룬다. 

 

 

  

 

Part 1. 커피가 시작되는 곳, 이디야

 

Part1은 이디야에 대한 전박적인 소개를 한다. 이디야의 현황과 철학, 이디야 대표의 경영 철학 등이 나와 있다.

 

이디야는 에티오피아 말로 '대륙의 유일한 황제'라는 뜻이다. 이디야는 그 이름처럼 최근 들어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커피전문점 전성시대로 다양한 브랜드들이 론칭되고 있지만, 소수의 브랜드만이 수익을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디야커피는 시장을 점차 점유해가고 있다. 2013년 10월 브랜드 론칭 13년 만에 가맹점 1000호를 돌파했고, 2014년 7월에는 1300호점을 넘어섰다. 

 

이디야의 성공 원인은 최근 10여 년간 브랜드 커피가 발전해온 과정을 통해 알 수 있다. 외국 커피 브랜드가 20~30대 여성들 사이에 유행하며 커피전문점이 늘기 시작했다. 여성들의 소비력 상승에 발맞춰 커피가 하나의 문화가 되며  외국계 브랜드가 선도적 위치를 점유하며 토종 브랜드 또한 경영방식을 벤치마킹하며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비싼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의 불만이 늘고 시장도 정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디야는 좋은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며 신뢰를 쌓았다. 이디야는 국내 브랜드 최초로 1000호점 개설 달성한 것이다. 

 

이디야의 기본철학은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 이 두 가지이다. 

이디야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비결은 타 브랜드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과 다르게, 이미지 구축과 인테리어에 쓰이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또한 이디야는 우수한 커피맛을 위해 원두는 100% 아라비카 품종만 사용하며, 로스팅 후 30일 판매라는 원칙을 지킨다. 가공 공정에서 이디야가 프로파일 책정을 하며, 국내 최대 커피 기업인 동서식품이 블렌딩을 한다. 그리고 이디야는 커피 맛을 위해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이디야 커피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스틱 원두 커피 '비니스트 25' 개발했다. 

 

질 좋은 원두, 신선한 원두가 목표라는 문창기 대표는 2004년 이디야를 인수했다.  문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맹점 본사와 가맹 점주와의 관계라고 믿었다. 문 대표가 인수를 고려할 당시, 점주의 밝은 미소와 본사에 대한 만족감을 보며 이디야의 미래를 발견했다. 문 대표는 지금도 '진심은 통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점주와 관계와 커피 맛을 위해 노력한다.

 

 



Part2. 이디야가 펼치는 새로운 커피 세계

 

Part2는 이디야 본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디야의 사업 전략, 직원 등이 나오며,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 차지한다. 

 

이디야의 사업 초기 마케팅 전략은 '빼기'였다. 화려한 마케팅과 좋은 입지, 고급 인테리어, 넓은 매장 등을 빼 비용을 줄였다. 이런 작은 매장은 점주의 수익을 늘리고, 지방중소도시의 작은 건물에도 입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디야의 브랜드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최근에는 매장 크기에 절대적 기준을 두지 않고 유연하게 개점 승인을 하는 '더하기' 전략도 쓰고 있다.

 

이디야는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서 노력한다. 장기간에 걸친 공정하고 평등한 관계를 통해 신뢰를 쌓고 있다. 결제일을 정확히 지키며, 협력업체로부터 선물이나 접대를 받지 않는다.  


이디야의 경영철학은 '정애락'이다. 이디야는 내부 고객이 만족해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직원들의 복지와 자기개발에 신경 쓴다. 이디야의 간판 사원개발 프로그램은 독후감이다. 그리고 야근 교통비 지급, 전체 회식날 전원 교통비 지급, 점심 식대 제공, 아침저녁 식사 제공, 직원들 업게 최고 연봉 대우, 피복비 지원, 해외 외크숍을 지원하는 등 직원의 복리후생에도 신경 쓴다. 이디야는 2000호점 개설을 목표로 열정과 진정성을 가진 직원을 뽑으며 자기개발에도 다양한 지원을 한다. 

 

또한 이디야는 커피로 기여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 나눔 경영을 하고 있다. 사랑의 김장 담그기, 연탄 나눔 행사, 밥퍼 나눔 운동 등  다양한 국내외 사회공헌활동을 하였다. 현장 매니저, 아르바이트생 등 매장 직원들은 이디야 메이트라고 부르는데. 이디야 메이트 희망기금 사업을 진행하고 본사 지원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가맹점 직원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쓴다.

 

이디야는 고객지원이 곧 미래투자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문화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디야 뮤직 페스타', 전시회 티켓 증정, 리딩 캠페인, 영화제 후원 등의 활동으로 문화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Part 3. 커피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Part 3은 이디야 가맹점 창업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와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들 등 많은 사람들에게 창업이 돌파구가 되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표준화된 제품질과 가격, 이미 검증 받은 아이템, 높은 인지도 등 개인 창업에 비해 여러 장점이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창업을 준비할 때 유의해야할 사항들이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 설명회에서 말하는 오픈 점포수가 아닌 실제 가맹점 수를 확인해야한다. 또한 프랜차이즈 회사가 상권분석 및 입지조사 전문 부서를 두고 있는지, 가맹 점주를 모집하는 부서에만 업무가 집중되어있지 않은지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 확장으로만 수익을 올리고 기존 가맹점 관리에는 소홀하지 않은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좋은 프랜차이즈는 회사와 가맹점이 함께 오래 가려 한다. 또한 가맹점비가 지나치게 높지 않고, 가맹점의 매출에 신경을 쓴다. 본사가 매장 관리에 도움을 주어, 어떤 점포를 가도 일정한 제품 질을 유지한다. 그리고 창업 준비는 최소한  6개월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이디야가 타 프랜차이즈와 차별되는 장점은 입소문이다. 이디야는 질 좋은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기본원칙을 지켰다. 이는 천천히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게 됐고 지금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 의도하지 않은 입소문은 매체를 통한 홍보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이에 고무된 이디야는 가격과 품질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며 입소문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디야의 입소문 마케팅 첫번째 목표는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고객과의 신뢰구축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두며 질 좋은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방침을 지켜가고 있다. 이디야 입소문 마케팅 두 번째 목표는 가맹 점주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다. 이는 충분한 상담과 상권 분석 등 까다로운 가맹절차가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점주가 직접 경영하게 하여 가맹점의 수익을 늘린다. 이러한 결과로 최근 오픈한 가맹점 중에는 지인 추천이나 기존 점주 추가 오픈이 많으며, 이디야의 창업비용 대비 매출은 업계 1위였다.

 

그리고 예비 창업자를 위한 조언으로는 본사를 직접 방문해볼 것과 본사와 점주 관계 살피기, 점주가 직접 경영할 것 등이다. 그 외에 책에 예비 커피전문점 창업자를 위한 지침 등도 나와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커피전문점에 부쩍 자주 가게 됐다. 친구들을 만날 때면 으레 커피전문점을 찾는다. 길을 가다 다리가 아프거나 시원한 음료가 먹고 싶을 때, 식사 후 달달한 것이 먹고 싶을 때 등  여러 이유로 커피전문점을 가고, 자연스럽게 여러 커피전문점을 비교하게 된다. 최근 들어 이디야 매장이 눈에 띄게 늘어 관심이 갔는데, 이 책을 통해 이디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사원개발 프로그램으로 독후감을 제출한다는 것이었다. 회사가 직원을 인재로 육성하는 데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데, 이디야는 독서를 통해 사원을 육성하기로 했다. 모든 직원은 매월말 독후감을 제출하고 문 대표가 직접 첨삭을 한다. 처음에는  독후감이 어렵게만 느껴졌지만, 시간이 흐르자 소통의 창구로서 기능을 한다. 제품이나 마케팅에 대한 아이디어도 내놓고, 가족 경조사 등 개인 사정도 털어 놓는다. 대표와 직원이 더 친밀해지고 이디야는 수평적 문화를 이루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일정한 제품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부분도 눈길이 갔다. 내가 예전에 여행을 갔을 때 들른 어떤 프랜차이즈 매장은 내가 알던 맛과 너무 달라 그 후로 그 브랜드 매장은 이용하지 않는다. 다른 브랜드도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매장마다 맛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많다. 물론 사람이 만들기에 맛이 똑같을 순 없지만 어느 정도의 비슷한 맛을 유지하는 것은 필요하다. 해외든 국내든 잘 모르는 지역에 갈 때 특별한 정보가 없으면 프랜차이즈 매장에 갈 때가 많은데, 프랜차이즈를 방문하는 목적은 익숙하고 일정한 맛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라면 일정한 맛의 유지가 필수지만 그렇지 못한 매장이 많다. 하지만 이디야에서는 일정한 맛의 유지를 위해 매장 관리를 꾸준히 한다니 믿음이 갔다. 

 

이런 종류의 책들이 으레 그렇듯 이 책에도 장점 위주로만 나와 있는 점은 아쉬웠다. 중국 진출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시행착오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일 수도 있고 성공 가도만을 달려왔을 수도 있지만,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이디야의 모토라고 한다. 돈이 주인이 된 물질만능사회에서, 특히 이윤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이 사랑과 상생을 목표로 삼는 것이 신선했다. 이것이 국내외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져있는데도 이디야가 꾸준한 성장을 한 비결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부침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목표와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커피라는 원칙을 꾸준히 지켜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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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달러로 희망파트너가 되다
밥 해리스, 이종인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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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에 관심이 있어 기부를 꾸준히 해왔다. 기부하는 금액 중 실제로 아이들에게 쓰이는 금액은 일부라는 이야기도 있고, 투명하게 사용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설령 소액만 사용되더라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아이들의 삶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다. 그런데 어느 경제학책에서 기부보다 마이크로크레딧이 가난의 고리를 끊는데 더 효과가 크다는 내용을 보았다. 마이크로크레딧 즉 소액대출은 기부 대신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대출기관을 통해 무료로 빌려주면, 개발도상국의 대출자들은 소액의 이자와 원금을 갚는다.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대출금을 사용할 목적과 상환 계획이 있어야하므로 대출자는 그 계획에 따라 사업의 규모와 수입을 늘려가는 것이다. 그동안 소액대출의 효용에 대해 반신반의했는데, 그에 대해 다룬 책이 있어 관심이 갔다. 
이 책은 'kiva'​라는 소액대출 단체를 취재하여 쓴 것이다. 칼럼이나 시나리오 등을 쓰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던 저자는 고급호텔에 투숙하며 후기를 쓰는 일을 계약한다. 그리고 세계 최고급호텔을 돌아다니면서 그 이면에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보게 된다. 이들을 도울 방법을 생각하다가 kiva 강연을 들을 것을 떠올리고 취재를 하게 된다. 
저자는 kiva의 지부와 그와 연결된 다른 소규모 단체 등을 방문한다. 그리고 그 기관의 펠로와 대출자 등을 인터뷰했다. 책은 최고급호텔을 돌아다니는 시기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저자가 취재를 다닌 지역  순서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책 앞부분에 저자가 다닌 지역을 표기한 세계지도가 나오며, 챕터 별로 지역의 지도가 간략하게 나온다.

대출자를 인터뷰한 것 중 소액대출을 이용하여 사업의 규모를 키워나가고 자식들을 교육시키는 등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람들이 이야기들이 많다. 특히 자녀들의 교육에 투자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데, 대물림되는 가난을 끊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교육으로 꼽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기존의 은행 대출의 문제점을 개선한 소액대출의 장점도 나온다. 우리가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많은 돈을 빌리고도 갚지 않는 사람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거나, 취업을 하지 못했는데도 학자금 대출금을 상환해야하는 등 대출자의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상환기한 등이다. 하지만 이 책에 의하면 소액대출은 상호보증 및 연대 등의 방법으로 대출금 상환율이 높으며, 대출자의 상황에 따라 상환기한도 조절해준다고 한다. 물론 돈을 여러 기관에서 중복해서 빌리거나 투자처가 한정되는 등 소액대출의 문제점도 책에서는 지적한다.
이 책은 단순히 돈을 빌려주어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자는 것을 넘어 소액대출의 명암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그리고 많은 대출자들은 소액대출이 그들의 삶을 더 좋은 쪽으로 변화시켰다고 말한다. 책을 읽고 난 뒤 소액대출은 사업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한 투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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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트레이닝 가이드북 - 속 썩이는 아이를 제대로 훈육하는
노구치 케이지 지음, 황혜숙 옮김 / 베이직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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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모는 자녀를 늘 사랑으로 대하며 아이 또한 부모의 훈육을 잘 따르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부모가 하지 말라는 행동을 곧잘 하며 애를 태우는 경우가 많다. 이때 부모의 훈육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부모는 아이가 말을 안 듣는다며 화를 내어 자녀와의 관계가 틀어지기도 하고, 아이가 떼쓰는 것에 못 이겨 아이 뜻대로 하게 내버려두어 버릇 없는 아이가 되기도 한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소통이 악화되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자녀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훈육 방법을 담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Common Sense Parenting>이라는 육아 서적을 읽고 일본의 현실에 맞게 편집했다. 본문은 10가지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과 예시로 쉽게 설명되어 있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다. 그리고 페이지당 글자수가 많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다. 
책의 앞부분은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한다는 것이 나온다. 특히 부모가 아이에게 구체적이고 긍정적으로 말해야한다는 점이 공감이 갔다. ​그리고 부모와 아이가 같이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이 나온다. 부모만 노력하거나 아이에게만 강요하는 게 아닌, 부모와 아이가 동시에 노력한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아이가 스스로 하기 힘들 경우, 노력표라는 것을 만들어 잘하면 상을 주는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책의 분량 중 1/3은 부록이 차지한다. 부록1은 자주하는 질문으로 분량이 적다. 부록2는 자해, 등교거부 등 문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의 훈육 방법이 나와 있으며 부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부록2는 특별한 어려움이 없는 아이에게는 불필요한 내용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이러한 상황에 놓인 아이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여러 가지 정황이 있어 내용이 간략하지만 전문적이며 정확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베이직북스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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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이임숙 지음 / 무한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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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엄마라면 누구나 아이에게 많은 것을 주고 싶고 세상 누구보다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 그 상황에서 엄마들은 나름 최선을 다하지만 후회가 남는 경우가 많다. 당시엔 몰랐다가 지나고나니 깨닫는 것도 있고, 알면서도 양육에 지쳐 실천하지 못한 것도 많다. 인생이 원래 후회의 연속이지만, 특히 자녀에 대해서는 더 미안한 감정과 후회가 많이 남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아이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남았다. 그래서 저자가 아이를 키우면서 몰랐던 것들, 다른 아이들을 상담하며 알게 된 것들을 후배 엄마들에게 조언 한다.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어떻게 할까? 지금이라도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이 책에는 그런 고민들이 담겨 있다.

 


기존의 양육책들은 아이를 더 잘 키우기 위한 방법들을 나열한 것이 많은데, 이 책은 엄마는 어떤 존재인지,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엄마란 어떤 존재일까? 아이에게는 세상의 전부와 같고 그늘 같은 존재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엄마는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하며 가족에 관한 모든 상황들을 잘 두룰 수 있어야 한다. 엄마 스스로도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완벽한 엄마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바람과는 다르게 현실은 잔소리하는 엄마, 혼내는 엄마가 많다. 그래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힘들어 한다. 아이가 태어나 한 살이 되면 엄마도 마찬가지로 한 살인데,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완벽한 사람이 되려고만 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아이 앞에서 명령조의 말을 하거나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지 않는 등 잘못된 방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의 나이만큼 어린 엄마는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하고 아이와 함께 자라야 한다. 그리고 아이를 위한 삶만을 살 것이 아니라 엄마의 삶과 즐거움도 있어야 한다. 엄마가 있어야 아이도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저자가 아이들을 상담한 예들이 많이 등장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바라는 게 많은 것만큼 아이들도 엄마에게 바라는 게 많다는 점등 아이들의 시각에서 본 글들이 신선했다.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몇 가지 주제로 나누어 서술하는데 분석하거나 행동 수정을 요구하는 느낌보다는 에세이 읽는 기분이었다. 공감이 가는 점도 많고 이 책을 읽고 시야가 더 넓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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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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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요나손의 데뷔작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아직도 베스트셀러이다. 나 또한 그 책을 재미있게 읽어 이번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이 책은 표지가 전작과 마치 시리즈처럼 보일 정도로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읽으면서 전작과 비교하게 되었다. 여러 유사점이 보이는데, 핵폭탄이 소재로 등장하는 것이나 문체가 비슷하다. 그리고 두 책 다 유머와 풍자로 가득차 있다. 차이점은 전작의 주인공이 신작의 주인공보다 더 많은 나라를 다니며 더 많은 사람을 만난다. 책을 쓴 시점에서 신작의 주인공이 100세보다 젊었기 때문인 것 같다. 또 전작에서 100여년에 걸친 근현대사의 요약을 볼 수 있었다면, 이 책에서는 좀 더 다양한 분야가 등장한다. 전작의 주인공이 맨몸으로 세계를 돌아다닌 떠돌이라면, 이 책의 주인공은 상대적으로 진득하니 한 자리에서 공부한 사람 같다고 할까. 두 개의 소설은 별개의 이야기이므로 어느 책을 먼저 읽든 상관은 없을 것 같다.   

 

  

 

 
이 소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인 놈베코는 인종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흑인 여성이다. 놈베코는 똑똑하지만 흑인 여자라는 이유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흑인 전용 거주지역의 공동화장실에서 일한다. 그러다 어떤 계기로 일을 그만두고 그 지역을 떠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놈베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핵무기 연구 엔지니어의 차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그 엔지니어의 하녀가 된다. 엔지니어는 멍청하지만 집안 덕분에 좋은 학교를 나온 뒤 아랫 사람들을 부려먹으며 지위를 공고히 하는 사람이다. 머리가 좋은 놈베코는 핵폭탄 연구에 관여하게 되고, 그 후에 많은 일들에 연루된다.
이 책에서는 사실과 허구가 공존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핵을 보유했다가 해체한 것이나 인종차별이 심한 것 등 책의 시대적 배경을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했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누가 봐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다. 허구 중에서도 가장 허구에 가까운 인물들이 실제 있었던 또는 있음직한 사건들을 엮어간다. 주인공들이 일을 처리하는 과정을 실제와 다르지만 결과는 사실과 어울어진다. 이러한 이야기 흐름은 책 곳곳에 나오는 풍자와 유머가 더 해져 웃음을 유발한다.
그리고 다른 소설들에서 그림을 그리듯 생생하게 묘사하거나 사실적인 설명을 자세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은 그보다 사건의 전개에 조금 더 신경을 쓴다. 그래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처럼 이 책에서도 사람이 갑자기 죽는다든가 사고를 당하거나 그런 기괴하고 황당한 일들도 생기지만, 그리 잔인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소설 전체에서 가득히 느껴지는 허구감과 유머, 빠른 전개 때문이다.
이 책에서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은 각 파트를 시작할 때 나오는 짧은 글귀들이었다. '현재란? 희망의 왕국과 실망의 영토가 갈라지는 영원의 그 부분', '인간을 알면 알수록, 난 더욱 개들을 사랑하게 된다' 와 같은 주옥 같은 문장들이 나온다.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지만 빨리 읽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아마 이 책도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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