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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시간 ㅣ 하늘콩 그림책 시리즈 7
이자벨 심레르 지음, 박혜정 옮김 / 하늘콩 / 2018년 10월
평점 :

아이들 그림책을 보다 보면 작가 자신만의 그림체, 색감으로 표현한 경우가 많다.
때론 예술 작품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푸른 시간>이 바로 그런 책인 것 같다.

<푸른 시간>은 제목처럼 푸른 색을 모티브로 했다.
밝은 푸른 빛에서 어두운 푸른색으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책이다.
그래서 본문이 나오기 전 이렇게 다양한 푸른색을 소개한다.

이 책에선 낮이 저물고 밤이 오기 직전의 시간을 푸른 시간이라고 한다.
앞장은 이렇게 낮의 푸른색으로 밝게 표현했다. 그리고 점점 어두운 밤의 푸른색으로 변해간다.

페이지마다 새를 비롯한 많은 동, 식물이 등장한다.
그림은 유화물감을 나이프로 그린 듯하기도 하고, 바늘로 그은 듯 보이기도 한다.
실보다 가는 여러 가지의 색감이 합쳐진 그림은 손이 아주 많이 가고 정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세밀화처럼 잘 묘사했지만, 사실적인 세밀화와는 다른, 작가만의 색감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이렇게 나이프나 바늘로 그은듯한 그림은 이자벨 심레르의 다른 책에서도 볼 수 있는 작가 특유의 그림체인데, 이 책은 푸른 색으로 표현했다는 게 전작들과 차이점 같다.

책에 나오는 동물은 흔히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이 아니다.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은 잘 모르는 동물들이라 더 신비한 느낌을 준다.
그림이 예쁘고, 글밥도 적고, 동물 그림이 나오는 책이라 어린 아기들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창작동화이다. 그리고 그림이 예뻐서 큰 아이들도 충분히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
해지기 전의 푸른 시간이라는 분위기와 예쁜 그림들이 참 좋아서 아이보다 내가 더 감탄하며 본 것 같다.
책 표지에서 푸름의 심포니 속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림이 예뻐서 어른들이 보기에도 괜찮은 동화책인 것 같다.

푸른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밤이 된다.
물감을 뿌린 듯 별을 표현해서 마지막장까지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나면, 책에 등장한 동물들을 표시한 세계 지도가 나온다.

그림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예뻐서 책을 다 읽고 나니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한 기분이 들었다.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책도 좋지만, 이렇게 예쁜 색감의 책을 보면 아이들이 심미안을 좀 더 기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