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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밤을 위한 소리 - 편안한 잠을 위해 귓가에 울리는 백색소음
미니유(유민정)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3년 8월
평점 :
고요할 때 감각은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ASMR은 밤이 주는 특혜 같은 거다. 미니유님의 10주년 기념 에세이로 ASMR 비하인드 스토리와 편안한 잠에 이르게 하는 날들의 기록을 선물같이 펼쳐 놓았다.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청각적 ASMR과 눈으로 느끼는 팅글인 시각적 ASMR, 이팅 사운드 ASMR 등 솔솔 잠이 올 것만 같은 포근함이 벌써 느껴진다.
대부분 사람은 청각적 ASMR 감각을 더 선호하지만, 나는 시각적 ASMR에 더 반응하는 편이다. 음악을 과하게 좋아해서 청각이 예민하여 편안한 백색소음이 말 그대로 소음으로 여겨질 때가 많다. 책 표지의 고혹적인 의상과 배경이 시각적으로 편안하게 느껴져 한참을 쳐다봤다. 차분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색의 배합 또한 시각적 ASMR로 충분하다.
“희한하게도 그때 그 느낌이 참 좋았다. 머릿속이 간질간질해지는 기분이 들었고, 금방이라도 잠이 쏟아질 것 같았다. 그날 이후로 한참을 그때 그 순간을 일부러 상상하며 묘한 간지러움을 되뇌곤 했다. 그때는 내가 어딘가 이상한 사람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그런 느낌을 나 말고도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었다는 게 뭔가 안심이 되었다. 심지어 그 느낌으로 심리적 안정을 얻는 사람도 있다니, 공감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ASMR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몰캉하고, 느슨한, 살살거리는 간지러운 느낌을 아주 잘 표현한 미니유님이시다. 좋은 느낌은 자꾸 상상하게 된다. 생각하고 파고들고 온통 기분 좋은 느낌으로 구름 위에 있는듯한 가벼우면서도 포근한 그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미니유님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된 영상인 다방 ASMR. 꽃무늬가 놓여있는 원단을 둘러씌운 소파, 옛날 성냥갑, 메뉴판 갈색 종이 위 궁서체 손 글씨, 옛날 영화 포스터. 다방을 배경으로 한 ASMR 영상은 그 시절의 모습이 온전히 담겨있다. 다방의 모습을 텍스트로 나열하면서도 편안함을 느껴진다. 다방의 쌍화차만큼이나 구수한 힐링으로 남은 좋은 콘텐츠로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이 외에도 상처받은 마음의 위로, 장난감 수리로 만나는 동심, 수면의 늪으로 가는 길, 은하로 가는 기차 등 마음이 편안해지는 수면 가루가 솔솔 날리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퀄리티 있는 잠을 위해 애쓰시는 미니유님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구독자를 구름 속에 갇히게 하는 포근 전도사가 되어 편안한 단잠을 자게 해주실 거라 믿는다.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