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살아가는 과정일까 죽어가는 과정일까. 둘 다 맞는 말이지만 어떤 쪽이 더 삶의 의욕을 가지고 살아가게 하는가의 문제는 삶을 살아가는 개인의 몫일 것이다. 둘을 놓고 봤을 때 전자는 진취적이고 후자는 상실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에 우리는 전자를 선택하고 온갖 긍정적인 요소를 갖다 붙이며 사는 일에만 집중한다. 만약 평소 죽는 과정을 염두에 두고 살면 어떻게 될까. 이 문제와 처음 부딪혔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사는 문제에 바쁜 나머지 나와는 거리가 먼 문제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 <생의 마지막 당부>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존엄한 이별이야말로 고귀한 삶임을 알려준다. 죽음을 마주하는 시간이 두려운 게 아니라 주변을 아름답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을 안겨준다.준비되지 않은 죽음처럼 가슴 아픈 일도 없다. 두렵고 멀게만 느껴진 죽음이 우리 곁에 함께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현재를 사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고 끝나버린다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한데, 역설이지만 그렇기에 삶이 소중한 건 아닐까.“사람들에게 무엇이 걱정되는지, 어떤 마지막 모습을 원하는지에 대해 물어보면, 생각할 시간이 있을 때는 그 답을 분명히 알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는가? 그리고 인생의 막이 내린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공감을 얻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나와 대화를 나누었던 완화 치료 분야 종사자들은 모두 그런 대화가 죽어가는 환자와 남은 가족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이 부분을 읽고 아버지가 생각났다. 평소 아버지께 하고 싶었던 말을 임종 직전에 했었다. ‘걱정하지 말라고.. 잘 살겠다고.’ 평소 이런 대화가 오고 갔으면 아버지께는 평안한 마음과 나는 후회 없는 삶에 더 가까웠을지도 모른다. 아프지 않고 건강해도, 죽음과 먼 어린 나이여도, 죽음은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는 사실을 안다면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을 한 번 더 바라보며 평소 하고 싶었던 사랑의 대화를 하길 바란다. 이 책은 하루를 사는 용기를 주는 책이다. 죽음이야말로 현재를 머물게 하는 확실한 삶의 증거임을 깨달았다.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