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의 힘 - 대담하고 자유로운 스토리의 원형을 찾아서
신동흔 지음 / 나무의철학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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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주는 교훈이나 얻을 수 있는 지혜를 기다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그래서 우리는 어려서부터 옛이야기에 열광하며 상상력을 키워나가고, 교훈과 지혜를 예쁘게 포장하여 두근거리는 가슴에 묻기도 했다. ‘또 또’ 해가며 이야기를 더 해달라 조르는 아이에게 이야기보따리만큼 두 눈을 초롱초롱하게 만드는 일이 또 있었을까?

안타깝게도 오늘날 아이들에게는 작고 네모난 만능 스마트폰이 있어 이야기보따리는 말뿐인 구닥다리 신세다. 생각할 틈 없이 현란하게 쏟아지는 영상들과 음악, 쉴 새 없이 업로드되는 SNS로 이야기는 시시할 뿐이다. 물론 그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과 마주할 수도 있겠지만, 옛이야기만큼 구수한 정담을 느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나니 동심에 머물러 추억으로 간직하기에는 옛이야기의 힘이 너무 셈난다. 어른의 자리에서 읽어내도 해석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산 경험치에서 오는 감성과 받아들이는 자세의 냉정함은 이야기에도 나이를 씌우는 것 같아 뭉클했다. 그림형제가 옛날 이야기를 두고 “인류의 삶을 촉촉이 적시는 영원한 샘”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왕비가 거울 앞에 섰지만, 우리에게는 백설공주 이야기가 하나의 거울입니다. 숨겨진 이면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마법의 거울이자, 늘 진실만을 말하기에 무서운 거울이지요. 그 거울 앞에 선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우리의 내면은 왕비와 백설공주 중 누구와 더 가까울까요?”

거울을 보는 일이 두렵지 않을까? 예쁘고 못생김을 떠나 우리의 내면에 귀 기울이는 순간, 과연 진실이 어디까지 닿을지 들여다보는 일이.

“공주이고 왕자라서 짜증 난다는 분들에겐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누군가에게 공주나 왕자가 아닌 사람이 있냐고요. 모든 사람이 다 특별한 존재지요. 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옛이야기는 잊고 있었던 동심의 세계는 물론 어른이 된 일상에 잔잔한 파도가 되어주는 바다와 같아 곁에 두면 평온한가 보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환하게 웃어본다.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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