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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仁祖 1636 - 혼군의 전쟁, 병자호란
유근표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3월
평점 :
<인조 1636 혼군의 전쟁, 병자호란>은 이렇게 서문을 열고 있습니다.
병자호란은 갑자기 닥친 전쟁이 아니다. 이 전쟁에 앞서 40여년 전에는 임진왜란을 겪었고, 불과 그 10여 년 전에도 정묘호란을 겪었다. 정묘호란 이후, 청나라는 각종 경제적 요구는 물론, 명나라를 치는 데 협조하라며 수시로 조선을 압박했다. 이런 와중에도 인조 정권은 시종일관 국방이나 백성들의 곤궁한 삶을 외면하고 오직 자신들의 권력 팽창에만 열을 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임진왜란 당시 원군을 보내 재조지은을 행한 명나라의 은공을 갚아야 한다며 대명의리를 위해 정권의 명운을 걸다시피 했다.
결국 이것은 언제라도 재침할 명분을 찾고 있었던 청을 자극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1636년 12월, 홍타이지는 12만 대군을 이끌고 조선 정벌에 나섰다.

제1부 병자호란 전 인조/
광해군으로 시작합니다. 선조의 사망으로 보위를 물려받고 왕이 된 광해군은 15년 만에 인조반정으로 왕위에서 내려오게 됩니다. 인조를 중심으로 한 서인 정권은 반대세력을 남김없이 제거합니다. 하지만 이괄의 난을 통한 정권 유지에 대한 불안함과 명으로부터 정식 책봉을 받지 못하는 2년여의 시간은 인조로 하여금 주변정세에 눈을 돌리고 국력을 강화하기 보다 자신의 안위에만 신경을 쓰게 하였으며, 친명배금정책을 고수하는 모습은 후금이 조선을 침략하는 명분으로 자리하게 됩니다. 후금의 누르하치, 홍타이지에 대한 설명을 통해 주변국들이 조선을 향한 시선과 조선이 처해 있는 상황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정묘호란을 통한 청의 끊임없는 경제적인 압박, 명을 치는데 돕기를 원하는 요구들은 백성의 삶에 눈을 돌릴 틈도 없이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사대부들의 모습들 더욱 드러내게 됩니다.

제2부 병자호란 중 인조/
친명배금정책의 고수는 후금과의 관계를 철저히 깨뜨리게 됩니다. 여전히 군사적으로 다져있지 않은 조선은 1636년 병자년, 후금 홍타이지의 침략을 받게 됩니다. 병자호란 당시 비참한 전투 속에서 백성과 군사들, 의병들이 추위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전투를 벌인 모습이 생생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인조는 45일만에 삼전도에서 청에 항복하고 항복의 의미로 청 태종 홍타이지에게 삼배구고두를 행합니다. 소현세자, 봉림대군 등과 함께 수많은 사람들이 추위 속에 포로로 잡혀가게 되고, 청에서의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당시 포로로 잡혀갔다가 탈출한 인물들 , 속환녀 들의 이야기를 통해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들여다볼수 있습니다. 당시 사대부들의 냉혹한 태도들도 엿보게 되는 부분입니다.

저자는 당시 강화도가 함락될 당시의 상황을 인조실록, 남한 일기 등을 토대로 김류의 아들인 김경징의 무능으로 보고 있는 대목도 나옵니다.

제3부는 병자호란 이후 인조/
저자는 먼저 병자호란의 참패로 인조의 책임 뿐 아니라 당시 황해도와 평안도의 도원수였던 김자점과 후에 4도도원수에 제수된 심기원의 책임을 언급합니다. 많은 병력이 있음에도 삼전도에서의 일이 일어날때까지 전혀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지적하는 대목도 눈에 띕니다.


8년의 기간 동안 소현세자는 청에 있으면서 아담 샬을 통해 천문, 역법, 천주교에 관심을 갖게 되며, 언젠가 자신이 조선을 다스릴 때 서양의과학문명을 수용하여 부강한 나라를 만들 꿈을 꿉니다. 명의 멸망 이후 인질을 잡아둘 이유가 사라진 청은 8년만에 소현세자를 조선을 돌려보냅니다. 소현세자는 아담 샬로부터 망원경, 성경, 각종 과학 서적을 선물로 받죠.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온 소현세자를 향한 인조는 의심과 냉대를 보입니다. 불행히도 귀국하고 얼마 되지 않아 소현세자는 34살이란 젊은 나이에 의문투성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죠. 자식과 며느리, 손자들을 향한 인조의 이해되지 않는 모습들은 여전히 질문되어지는 부분입니다.
<인조 1636 혼군의 전쟁, 병자호란>은 1636년 병자호란에 대한 조선의 내외 정세, 그 전쟁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었던 당시 백성들의 참담한 현실이 『인조실록』,『승정원일기』,『만문노당』 등의 사료를 바탕으로 상당부분 서술되어 있습니다. 병자호란 전후 당시의 주변정세 뿐 아니라 백성들의 고통받는 모습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눈에 환히 보이는 부분들이었습니다. 당시 인조와 사대부들이 백성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인조반정에서부터 이괄의 난, 정묘호란, 병자호란, 소현세자와 강빈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당시 역사의 흐름을 한 눈에 읽어낼 수 있기에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병자호란에 대해 인조 정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책입니다. 인조 정권이 당시 주변 상황을 좀 더 냉철하게 파악하고 좀 더 유연하게 대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고, 나라의 지도자가 주변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해석해야함의 중요성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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