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마주할 수 있다면
탐신 머레이 지음, 민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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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2012년 9월로 돌아가보고자 한다.

나와 친한 작가인 조조 모예스가

휴가중에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어 장기를 기증하게 된

어느 10대 소년의 소식을 전하는 링크를 공유했다. "

-《작가의 말》 중 -





자신을 로봇이라 불렀던 소년 '조니'. '베를린심장'이라는 인공심장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15세 소년입니다. 병원에서의 친구들 중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에밀리'와는 각별한 친구사이입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죽음을 문앞에 두고 살던 '조니'에게 기적처럼 기증자가 나타나 심장이식을 받게 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심장이 왔다는 것은, 누군가는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조니는 건강한 심장을 이식받아 새로운 삶을 살게 되지만 매일 세번씩 12가지 약을 먹으며 심장이 몸에 잘 적응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일을 멈춰선 안됩니다. 인생의 전부를 병원에서 지낸 '조니'는 병원에서의 삶이 늘 익숙했기에 병원밖의 삶은 낯설고 어렵습니다. 심장을 이식해준 기증자에 대한 궁금함으로 그 아이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어느샌가 심장의 주인처럼 되고 싶은 생각이 들고, 자신은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는 '조니' 모습을 보며 같은 마음으로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나를 살아 있게 해주는 펌프의 조용하지만 규칙적인 소리를 들으면서

내가 곧 받게 될 심장에 대해 생각했다. 어쩌면 어제까지만 해도 그 심장은 다른 누군가의 몸 안에 있었을 것이다. 그의 피를 뿜어내면서. 그리고 그 사람은 심장이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않았겠지.

그러자 조금 두렵기도 했다." 본문 69


가족여행을 온 '니브'와 쌍둥이 오빠 '레오'. 해변에서 놀던 중 사고로 오빠 '레오'를 잃고 맙니다. 한순간에 사랑하는 오빠, 아들을 잃은 가족들은 그 슬픔을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못한 채 슬픔을 억누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살아있을 때도 오빠 중심의 삶이었던 가족들은 오빠를 보낸 후에도 여전히 오빠 중심의 삶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잘 정돈된 오빠 '레오'의 방, 순간순간 터져나오는 오빠에 대한 기억과 감정들로 보는 내내 조마조마했습니다. 밤마다 들려오는 흐느끼는 울음속에서 가족들의 슬픔이 서로에게는 감춰져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조니'는 심장기증자를 찾던 중 혹시 기증자의 가족일지도 모를 '니브'를 만나게 되며 그녀와 연락하게 됩니다. 만남이 계속될 수록 '니브'가 기증자의 여동생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그녀에게 진실을 이야기하기 두려워 자꾸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는 '니브'는 '조니'와 함께 있는 것이 좋고 오빠 '레오'가 아닌 '니브' 자신으로 대할 수 있게 하는 '조니'에게 점점 빠져들게 됩니다. 한 사람은 진실을 알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진실을 알지 못한채 이뤄지는 만남은 언제나 그 끝이 불안하게 느껴집니다.

계속 된 만남과 여러가지 사건 속에서 '조니'는 심장이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레오'와 '니브'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합니다. '조니'를 통해 웃게 되고, 슬픔도 극복할 수 있게 된 '니브'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조니'의 사고 등으로 인해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는 '조니'와 '니브'. 책의 끝으로 갈수록 둘의 사랑을 응원하게 되는 마음을 감출 수는 없었습니다.

'니브'의 가족은 오빠의 죽음 이후 모두의 마음은 닫혀 있었습니다. '니브'는 오빠 '레오'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변에서 사고가 나던 날 이후 자신의 마음속에 숨겨둔 진심을 말하든지 거짓말하든지 선택해야 했습니다. 이제 더이상 '니브'는 도망치지 않고 부모님께 말씀드립니다.


나는 떨리는 숨을 들이마시고 마음속에 있는 말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오빠와 함께 바위에 올라가서 미안해요. 오빠를 놓쳐 떨어지게 해서 미안해요." 엄마와 아빠의 눈을 마주하는데 고통의 물결이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 "오빠는 죽고 나 혼자 살아서 미안해요."본문 333

심장이식을 받은 후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소년 조니, 사고로 쌍둥이 오빠 '레오'를 잃고 죽음으로 인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소녀 '니브'

<작가의 말>을 보며,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동기에서부터 갑작스런 가족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사람들, 장기기증자들과 남은 가족들이 겪어야 할 상실감과 죄책감, 슬픔들을 좀 더 명확히 보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너와 마주할 수 있다면>은 오랜만에 읽어보는 감동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봄향기가 피어나는 이 시기에 손수건을 곁에 두고 읽어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조니'가 겪을, 심장이식을 받은 후 마주하는 새로운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 그리고 가까운 가족을 잃은 것이 자신의 탓인 것만 같은 눌림에서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니브'와 가족들의 이야기가 각각의 인물들의 감정, 태도, 생각들의 변화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서 읽는 내내 주인공들과 함께 슬퍼하고, 절망하기도 하며, 때론 웃기도 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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