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을 잡아라!
김일옥 지음, 지수 그림 / 그레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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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소문 들었어?


코로나 19로 인해 누구나 할 것 없이 힘든 상황을 보내고 있습니다.특히 어린 아이들에게는 어쩌면 처음 경험하게 되는 전염병이라 이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움이 클 것 같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에는 어떤 전염병이 발병했는지, 그리고 역사 속에서 어떠한 형태들로 작용하고 있었는지, 또한 어떻게 우리 조상들은 이겨냈는지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전염병을 잡아라!>는 괴담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재미있는 괴담들을 통해 우리나라 전염병의 역사를 돌아보고, 전염병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작가의 취지에 따라 책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전염병을 잡아라!>는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전엔 전염병을 역병이라고 했답니다.

조선시대 때 행해졌던 전염병이 돌때 취한 몇 가지 조치가 있었는데, 전염병으로 죽은 시신을 땅속 깊이 묻거나, 의사를 파견하고 환자들에겐 쌀과 거적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가난한 사람에겐 약도 무료로 나눠주고,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은 풀어주기도 했답니다. 사람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려 '여제'라는 제사도 지냈다고 하네요. 오늘날에 행해지는 방역조치, 재난 기금 배부, 무상 치료와 비슷하네요. 전염병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불안한 사람들 사이엔 괴담이 돕니다. 하지만 대부분 터무니 없고, 때론 위험한 이야기들이 많아 사회의 혼란을 야기시키기도 합니다. 괴담 속에 들어 있는 사실들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근대 의학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전염병을 잡아라!>에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장 제중원, 콜레라 방역에 성공하다



제중원의 탄생 속에 얽힌 역사적인 사건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괴담속 진실과 거짓을 파악하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은 당시 유행하던 전염병인 콜레라를 방역하는데 성공합니다. 1833년 독일의 세균학자 로베르트 코흐가 콜레라균을 발견할 때까지, 조선뿐 아니라, 전 세계가 콜레라로 인해 엄청난 공포에 떨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병을 이길 해결책은 찾지 못해서 콜레라가 유행할 때마다 굿을 하거나 부적을 만들거나 약초를 먹든지 새로운 종교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1880년대 조선 정부는 서양 의학 교육 기관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고, 갑신정변 때 민영익을 치료한 알렌이 서양식 병원을 세워 달라는 요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제중원이 세워지게 됩니다. 1895년 6월 다시금 콜레라가 유행할 때, 음식을 익혀먹고, 물을 끓여먹게 하여 방역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감리회와 시병원, 첫 여성 전문병원 보구녀관, 제중원에서 했던 일들, 또한 제중원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 배경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2장 조선 정부, 두창 백신을 보급하다



두창이라는 전염병에 얽혀 있는 역사와 지석영 선생님에 얽힌 소문 속에서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당시 양란(병인양요, 신미양요)으로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지, 새로운 의학 기술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서 설립하게 된 내부 병원과 의학교도 이야기 속에서 찾아보게 됩니다. 두창 예방법인 '우두법'이 1802년 영국 의사 제너에 의해 더 안전한 시술방법이 발견되어 사람들에게 무료로 접종을 할 수 있는 데까지 이르렀다는 사실도 알수 있었습니다. 현미경의 발명으로 1876년, 코흐에 의해 탄저균, 결핵균, 콜레라균, 디프테리아균, 폐렴균 등을 발견하게 되고, 약 2-3세기 동안 제너의 종두법으로 두창 바이러스를 지구에서 서서히 사라지게 했다고 합니다.

3장 대한의 정부, 죽고 살아나다

당시는 위생에 대한 개념이 희박할 때입니다. 하지만 선교사들은 파리, 모기들이 세균을 옮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당시 조선의 상황을 보면 굉장히 지저분하고 비위생적인 상태라는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3장에선 위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몇가지 사례를 통해 알게 됩니다.

1900년대 우리나라가 가입한 국제 적십자에 대한 이야기, 당시 1904년 러일전쟁 속 우리나라의 상황 등도 나와 있습니다.

4장 1910-1945년, 총독부 의원



일제 강점기 때 가장 널리 퍼진 괴담이 바로 나병(한센병) 환자들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도 1451년 경 100명 정도의 나병 환자를 수용하고 진료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1941년 나병에 대한 특효약이 만들어지면서 완치도 가능해졌지만 치료약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바로 나병이었다고 합니다. '격리'라는 사회 통제가 시작된 첫 사례가 이 나병이라고 합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괴담이 가진 잔인한 힘도 알수 있는 대목이 보여지고 있는데요. 서양 중세 유럽에서 유대인들이 흑사병을 옮긴다는 소문으로 유대인들이 유럽을 벗어난 일, 중국 청나라 말 콜레라가 유행할 때,태평천국 신도들이 우물과 오이밭에 독을 뿌린다는 소문으로 태평천국 신도들이 폭행당한 일, 일본 관동 대지진 때 일본안에 있는 조선인들이 방화, 테러, 강도, 독이 든 만두를 나눠준다는 소문으로 많은 조선인들이 죽기도 한 일들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1917년 말부터 1919년 4월까지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과 1943년 치료제가 나오기전까지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결핵과 관련되어 이뤄진 요양소 설립, 결핵병동, 항결핵회 창립 등도 알게 됩니다. 크리스마스 실은 결핵 기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것입니다.


타임라인으로 보는 전염병과 한국 근대 의학의 발전

책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한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괴담이라고 하면 주로 완전한 거짓도 있겠지만 사실에 거짓을 섞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떤 사실을 숨기려고 하거나, 누군가를 폄하하거나, 시선을 다른 쪽을 돌릴 필요가 있을 때 주로 사람들 속에서 괴담이 오고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전쟁과 가난, 일제강점기 속에서 나라가 혼란스러운 틈바구니 속에 전염병이 더해져서 얼마나 사람들의 생활과 환경이 고단하고 불안하며 어려웠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시대 동안 발병한 콜레라, 두창, 나병, 결핵 등과 전염병들이 역사속 사건들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지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뚜렷한 치료제가 없던 시절, 원인도 모르는 질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감을 보며 불안한 마음에 부적도 쓰고 굿도 하며 다른 것들을 의지했던 모습에서 현미경의 발견과 위생에 대한 개념이 생기며 백신, 격리, 치료제 등을 통해 병을 이기고 수많은 전염병을 해결하기 위한 인류의 변화된 노력이 보여집니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전염병을 이겨내고,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어떻게 의학이 발전해 왔는지, 국내에선 어떤 기관이 설립되어 왔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해외 선교사들의 노력, 의학적인 발전을 위한 우리안에서 일어난 일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볼 수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많은 괴담에 대한 진위 여부를 궁금해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그와 관련된 다른 역사책도 찾아서 읽고, 아이들과 확인한다면 훨씬 풍성한 이야기를 나눌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초등 고학년이 이해할 수준의 내용들이 많아 보이지만 역사와 의학에 관심이 있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라도, 흥미있게 읽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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