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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평점 :

요나스 요나손의 작품을 처음 만난 건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었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소설은 케냐 사바나의 외딴 마을에서 시작합니다. 인물에 대한 소개와 인물간의 관계가 무척이나 흥미를 끕니다.
마을에서 의술을 행하며 부와 명성을 이루며 살고 있지만 대를 이을 아들이 없는 게 한가지 흠인 치유사, 마사이족 올레 음바티안.
마사이 땅에서 북쪽으로 1만 킬로미터 떨어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시간이 좀 걸려도 상관없었고, 다른 사람들이 희생된다 해도 조금도 문제 되지 않았다. 또 충분히 높기만 하다면 그게 어떤 정상이든 상관없었다." 는 생각을 갖고 있는 빅토르. 자신보다 20살 가량 어린, 갤러리 주인 알데르헤임의 딸 옌뉘와 결혼해서 갤러리의 주인이 될 욕심을 숨기고 사는 빅토르.
빅토르의 사생아 케빈과 빅토르와 서류상 부부가 되고 이혼하게 되는 알데르헤임의 딸 옌뉘.
그리고 의사부부 하뤼 함린과 마르가레타 함린의 둘째 아들이며 안과의사 말테의 동생인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CEO인 후고 함린.
자신의 결혼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아들을 케냐 사막에 버리고 돌아오는 빅토르는 생각하죠.
"녀석은 자기 땅에 돌아왔을 뿐이었다. 나머지는 대자연이 알아서 해주리라. 모든게 순리대로 흘러가는 게 어디 이 빅토르의 잘못인가?"
그런 케빈이 사자를 피해 나무 위에서 잠을 자다가 나무에서 떨어지며 올레 음바티안을 만난 것은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올레는 그가 하늘에서 내려준 아들이라고 믿으며 그를 키웁니다. 시간이 흐르고 마사이족으로 훌륭하게 성장한 케빈이지만 마지막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말에 스웨덴으로 도망을 옵니다. 아버지 올레 음바티안의 그림 두점과 함께.
그런 케빈은, 빅토르에게 속아서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이혼당한 옌뉘와 만나며 빅토르에게 복수하기 위해 후고의 회사에 찾아갑니다. 생각지도 못한 장면과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책을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후고 함린은 잘 나가는 광고맨이죠. 하지만 옆집의 비르게르 브로만과의 쓰레기통 문제만 아니었다면. 후고는 쓰레기통 문제로 자신을 괴롭히는 브로만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을 고안해내고, 복수에 성공합니다. 그날 이후 친구들과의 이야기하는 중 달콤한 복수회사라는 새로운 회사를 세우죠.
그가 의뢰인 뢰슬러씨를 위해 과나코를 데리고 오는 일, 16살 스웨덴 소녀를 위해 편의점에 수십개의 커다란 택배를 보내는 일 등, 복수를 위한 그의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어느날 그에게 찾아온 케빈과 옌뉘를 도와 케빈이 들고 도망 온 그림 두 점을 이용해 빅토르에게 복수할 방법을 계획합니다. 가품인 줄 알고 일을 벌였던 두 장의 그림은 이르마 스턴의 진품이었고 사건은 새로운 방향들로 진행됩니다.
한편 케빈이 사라져 상심해 있던 올레에게 케빈의 마음이 담긴 편지가 도착합니다. 올레는 케빈을 찾아 스웨덴으로 옵니다. 올레의 등장으로 인해 사건들은 또 다른 방향으로 변합니다. 문명도 문화도 다른 곳 스웨덴에서 순진하고 순수하기만 한 그가 겪게 되는 일들과 그의 행동들이 특히 눈길을 끕니다.

케냐와 스웨덴에서 벌어지는 복수극의 이야기들. 작가의 유머러스하며 유쾌한 풍자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왠지 작가의 유쾌한 소설을 읽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내 안에 꽁꽁 숨겨두었던 불만섞였던, 어떤 사건들에 대한 생각들이, 요나손만의 솔직하고 진실되며 유머를 담은 표현을 통해, 내 것이 탈탈 털리는 느낌이 들어 재미있었습니다.
그의 다른 작품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등도 궁금해집니다.
물론 그가 새로이 시작한 마사이마라에서의 의료 사업과 예술촌 프로젝트는 여전히 약간 수상쩍은 게 사실이다. 의료 사업은 백 퍼센트 양심적이지 못하며, 예술 역시 조금은 사기이다. 하지만 세상은 완전히 순수하지 못하며 어느 정도는 악하고 모순되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는 것, 이게 요나손이 세상을 보는 본질적인 시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섣부르거나 거짓된 환상을 심어 주는 여타 소설들보다 훨씬 더 솔직하고 진실되게 다가온다. 이 혼탁한 세상 속에서 저마다의 양심에 최대한 귀 기울이고 또한 <유쾌한 기분으로> 살아가는 것, 이게 바로 사바나의 현인 올레 음바티안이 그리고 스웨덴의 괴짜 소설가 요나손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까?
<달콤한 복수주식회사/요나스 요나손/열린책들/ 옮긴이의 말 중 p. 514-515>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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