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빌리의 비참
알베르 카뮈 지음, 김진오.서정완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페스트>의 저자인 알베르 카뮈의 새로운 책의 등장이 가슴 설레게 합니다. 소설이 아니기에 더욱 궁금해집니다. 

하얀 표지 가득 다양한 굵기와 다양한 글씨체의 조화가 시선을 사로 잡습니다.

책소개 글 중 <카빌리의 비참>알베르 카뮈가 1939년 6월 5일부터 15일까지 프랑스 일간지 <알제 레퓌블리캥>에서 쓴 기사 11개를 번역해 묶은 것이다. 카빌인은 북아프리카 토착 민족의 일파로 수도 알제에서 동쪽으로 약 1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산악 지역에 주고 살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카빌리의 비참>은 11개의 기사가 번역되어 수록되어 있습니다.

기사의 사진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책에는 당시 카빌리에서 자행되고 있었던 식민지의 참담하고 암울한 시대 상황이 곳곳에서 드러나 있습니다


p.12 카빌리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것은 꽃이 만발한 찬란한 계곡도, 도처에 흐드러진 봄도 아니다.푹 패인 볼에 해진 옷을 입고 내내 나를 조용히 따라다니던 눈먼 이들과 불구자의 행렬이다. (누더기 차림의 그리스)

p.14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말이 맞다면, 문제는 진실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전부 말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더기 차림의 그리스)

p.27 그 빈곤은 엄연히 존재하고 신음하고 있으며 절망적이다. 다시 한 번 독자에게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이 빈곤을 못 본 척할 권리가 있는가? (빈곤)

p. 31.32 가게에서 흘러 나오는 희미한 불빛, 리듬감 있는 망치질 소리,어렴풋이 들리는 잡담이 한데 흐르는 원주민 마을의 어두운 거리에서우리는 오랫동안 걸었다....... 하지만 부족한 배급 때문에 아이들이 죽었고, 멀리서 미슐레까지 보리를 배급받으러 온 할머니들이 귀갓길 눈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은 미처 몰랐다. (빈곤)

p. 54 어둠, 가축 냄새, 숨 막히는 연기 속에서 빈곤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도 처절해 보였다. 나는 부끄러웠고 아무 질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불룩 튀어나온 배를 두 손으로 감싸고 있던 젊은 여자에게 마침내 나는 묻고 말았다. "잠은 어디서 자나요?" 그러자 그녀는 "여기요."라고 대답하며 내가 서 있던 곳, 분뇨 도랑 가까이에 있는 흙바닥을 가리켰다.(주거)

p. 66 아드니 마을에는 3년 반 전부터 방문 간호사가 오지 않았다. 중심지의 민간 의사는 한번 부를 때마다80프랑이 들기 때문에 부를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매년 여름 유행성 장염이 돌면서 1-5세 아이들 10명 중 9명이 죽는다. (원조)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카빌리. 새벽녘에 구름처럼 피어난 개양귀비, 산기슭에 늦봄이 넘쳐 흐르는 카빌리. 하지만 카빌리인은 고통과 고름으로 가득한 얼굴을 하고 빈곤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매혹적인 자연과 달리 비참한 현실은 카뮈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그의 글에서 그러나는 생생하고 사실적인 카빌리의 묘사들은 그가 카빌리의 상황을 어떤 심정으로 느끼고 있는지 엿볼수 있었습니다. 카빌인과의 인터뷰, 통계 자료, 주변 지역들과의 비교를 토대로 자신이 보고 들은 상황들을 강한 어투로 이야기하며 당시 상황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구 밀집, 모욕적인 저임금, 비참한 주거환경, 비위생적인 물과 도로의 상황, 부족한 지원과 인색한 교육, 고리대금의 폐해. 전반적으로 삶이 피폐하고 가난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어두운 현실임을 알수 있었습니다.

책의 후반부에는 등장하는 기사에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지표, 그가 제시하는 해결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카빌리 지역과 지역민에 대한 그의 마음, 또한 차별의 벽이 무너지길 원하는 심정이 얼마나 강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옮긴이의 말, 해제를 통해 생애 전반을 거쳐 약자에 관심을 보인 카뮈에 대해 또한 당시 1930년대의 유렵이 가지고 있던 정서와 시대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작가 알베르 카뮈는 당시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카빌리의 당시 시대의 참담하고 암울한 상황을 계속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알베르 카뮈의 외침의 소리를 듣는다면 나의 시선이 우리의 시선이 어디에 있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지금도 어느 곳에선 가난과 기근, 전쟁과 핍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가운데 있음을.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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