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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온천 여행
다카기 나오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살림 / 2021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열차를 타고 여유롭게 어딘가 온천에 가서 멍~~~ 하니 있고 싶다... -본문 중
대학생 시절, 방학 때 고향에 내려갈 때면 언제나 기차를 타곤 했습니다. 달라지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내릴 역에 도착을 했지요. 운전을 하게 되면서 기차는 거의 타지 않게 되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던 때가 언제인가 싶습니다.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녹이던 때도 까마득하네요.

그리고 여행지에서 맛보는 즐거움도 정말 다양합니다. 직접 가보니 상상과 달라 실망하기도 하고, 날씨가 도와주지 않기도 하고, 너무 흥분해서 녹초가 되기도 하는 등, 마음대로 안 될때도 물론 있어요. 그래도 온천물에 몸을 한가롭게 담그고, 목욕을 마친 뒤 맛있는 맥주를 마시면 행복하죠~~~!! 단순한 저로서는 그 정보면 만족스러운 여행이랍니다. -들어가며 중에서


만화 안에는 둥글둥글한 작가님이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여행을 출발할 때부터 온천에 도착하고 돌아올 때까지의 전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표를 끊고, 기차를 타고, 앉고, 사람을 만나고, 차를 갈아타고, 음식을 먹고, 온천을 하고, 그때 그때의 상황들을 이야기합니다. 어느 역에서, 찻창 밖의 풍경, 먹은 음식, 가격, 현지상황, 지금 기분이 어떤지 등등 귀여운 그림과 내용, 게다가 그때의 기분이 그대로 표현된 캐릭터의 표정들과 말투들이 매편마다 드러나 있는 탓에 문득 작가님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온천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혼자 여행하는 여행객, 나이 많은 어른들의 단체여행객들과 함께 하기도 합니다. 어느 땐 펑펑 내리는 눈 속을 지나 온천에 도착하기도 하고, 지붕 없는 기차에서 마음껏 추위를 만끽하며 도시락을 먹기도 합니다. 혼자하는 여행인 줄 알았지만 혼자가 아닌 때가 더 많았습니다. ^^ 여행이 그런 것이겠지요.
저는 여행이라면 즐겁다는 생각도 들지만 낯선 곳이기에 힘들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 생각이 있어서 어느 땐 여행이라고 하면 약간의 긴장감을 갖고서 책을 읽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만화라서 읽는 내내 힘이 든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니 읽기 시작할 때 몸에 힘이 들어가더라구요. ^^)



만화로 표현된 여행과정이 끝나면 여행지를 직접 촬영한 사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기차역, 음식, 주변 명소 등등이요. 여행 메모편에선 작가님이 여행지에서의 상황들을 그림과 글로 적어놓았네요. 귀여워서 즐겁게 책을 보게 됩니다. 좋네요. 여행을 마치며에선 여행지에서 느낀 짧은 소감과 경비 등을 기록해 두어서 여행을 계획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홋카이도 편이랑 아키타 편을 제일 즐겁게 보았습니다.
홋카이도는 언젠가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고, 눈도 워낙 좋아해서 눈 구경 온천편이 눈에 많이 들어오더라구요. 홋카이도의 3일 열차와 아키타 눈 기차 온천 여행이 조금은 어떤 느낌일지 알 것 같았습니다.
보통 여행을 떠나기 전에 계획을 세우죠.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기간, 경로, 경비, 숙박, 할 것, 음식 등을 생각하죠. 작가님도 어느 정도 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가 더러 있습니다. 날씨에 따라서 예쁜 풍경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 수학여행과 날이 겹쳐서 기차안에 사람들도 가득하다거나, 풍경에 이끌려 내릴 역이 아닌데 내렸다가 한참을 다음 기차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지갑을 잃어버리거나 다시 찾아서 행복해지는 순간, 음식값이 너무 비싸서 머뭇거리는 마음들, 우리가 여행을 할때도 순간순간 경험할 수도 있는 생각지도 못한 여러 상황들도 책 안에 담겨 있어서 여행의 느낌을 더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지도 못한 것을 만나는 것도 여행의 한 묘미일 것입니다.
<나홀로 온천 여행>에는 지붕없는 열차, 소설 속 배경이 되는 곳의 노면 전차, 홋카이도의 3일간 열차여행 등 각각 다른 기차 여행 속 이야기, 미끈미끈한 온천물, 노천탕, 다양한 입욕코스를 지닌 온천, 유황냄새 가득한 온천 등 다양한 온천 소개, 생선덮밥과 노도구로, 세코게 덮밥, 딸기 이야기, 미쿠니 명물이라는 술만쥬, 흑미볶음밥, 가케소바, 왓카나이 소금라멘 등 그 지역의 음식과 술 등 작가가 직접 먹은 음식과 메뉴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행에 가서 꼭 경험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둥글둥글 귀여운 그림이 글의 내용을 포근하게 만듭니다.
작가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작가가 여행지에서 겪은 사소한 일들 하나하나 즐겁습니다.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지금의 상황이지만
언젠간 여행을 할 그 날을 기대하며
먼저 책으로, 일본 기차 온천 여행을 떠나봅니다.
마음의 위로와 즐거움을 얻게 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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