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었다. 잘 알고 있었다.꿈이었다.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돼온 악몽이었다.아는데도 벗어날 수가 없었다.움직일 수가 없었다.가위가 완강하게 목을 찍어 누르고 있었다. 비명은 뱃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핏물처럼 찐득한 침이 목을 틀어막았다.죽을만큼 무서운 시간이 흘러갔다.악몽의 자장에 영영 갇히고 마는가 싶었다.-24쪽
나는 그(엄석대)의 질서와 왕국이 영원히 지속됨을 믿었고 또 그러길 바랐다.그런데 그로부터 채 넉달이 되기 전에 그 믿음과 바람은 모두 허망하게 무너져 버리고 몰락한 석대는 우리들의 세계에서 사라지고 말았다.-145쪽
사람이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법칙은 없습니다.체스를 두는 것처럼 사전에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수를 두는 것이지요.-1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