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책 속으로 산책하기!

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6월

이 책을 서점에서 보고 무슨 책일까 집어들어서 첫 장을 넘겼다.
여행기를 많이 보는 나는 사실 취미 삼아, 책장에 꽂아놓을 용도로도 여행책을 좀 사모으는 편이다. 더구나 작가들의 여행기는 각자 개성도 넘치고, 내가 갔다온 곳인데도 보는 시선도 다르고 해서 더 신기하게 여기면서 보는 편이다.
게다가 이 책은 이전에 잘 몰랐던 곳, 오로빌이다.
오로빌에 대해서 사실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이런 곳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니 놀랍고 신기하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방식 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다니, 직장에 메인 몸인 이상 그것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을 것 같다. 또 재미있었던 것은 누구나 같은 일을 하면 똑같은 월급을 받는다는 거. 공산주의가 아니라 일의 가치와 사람의 가치를 동일하게 여기는 오로빌의 특성이 들어나는 대목인 것 같다.
오로빌은 참 특이한 도시다. 여러 가지 실험, 그러면서도 축제가 벌어지고, 누구나 자신의 모국에서 가져온 문화를 나누려고 노력하는 것 같고, 현대의 속도전에서는 좀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사실, 내가 가서 살 수 있다는 자신은 못하겠는데, 언젠가 작가처럼 한두 달 머물다 오고 싶은 마음은 생겼다. 그만큼 흥미롭고, 또 왠지 모르게 평안한 기분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김선우 작가는 잘 몰랐는데, 살펴보니 내가 읽은 책도 몇 권 있었다. 예전에 읽은 책의 느낌처럼 이 책 참 굉장히 따뜻한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낯선 곳에서 보내는 일상이 특별한 사건사고 없이도 다이내믹하게 펼쳐지는 느낌도 든다. 묘한 긴장감이 지나고 나면 또 아주 편안하고, 열심히 땀 흘리며 뛰다가 시원한 바람을 맞을 때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무어라 딱 꼬집어 말할 순 없는데, 그 느낌 아주 신선했다.
요즘 좀 꽉 막힌 것처럼 힘들었었는데, 잠시나마 흥미진진한 산책을 즐긴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