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각해보면 그땐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 같이 지내기 힘들었던 회사 선배 A가 있었다. 알면 알수록 일 잘하고 똑똑한, 참 능력있던 선배였다. 그런데...문제는 선배의 말과 행동이었다. A선배는 본인의 잣대에서 빗나간 일 앞에서는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거나 후배를 무시하기 일쑤인 사람이었다. 강자에게 약했고 약자에게 강했다. 후배에게는 군림했고, 선배에게는 비굴했다. 아뭏튼 그와 나는 뭔가 안 맞는 모양이다, 하고 체념하고선 나중에는 회사를 나오기까지 '좋은 직장동료 관계'를 포기하고... 냉랭하게 지냈던 것 같다.  

 +2. 이 책을 왜 이제야 만났을까?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를 읽고나니 그때 내가 그 선배한테 어떻게 대처했어야 했는지를 뒤늦게야 알겠다. 각 챕터의 끝에 달려있는 tip을 읽어보면 나를 힘들게 하는 직장 동료나 상사에게 감정 상하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요령이 정리되어 있다. 예를 들어 방금 전 A선배가 나한테 화를 냈을 때 이렇게 대처하면 된단다. "선배, 제가 선배 기대에 맞게 일을 처리하지 못해 화가 나시죠? 그런데 선배가 화부터 내시면 제가 자꾸 위축되요. 여러가지 대안을 준비했더라도 선배 앞에서는 화를 내실까 두려워 말을 제대로 못하게 됩니다." P81. 챕터2. '화를 내야 일이 된다고 믿는 상사' 중에서  

+3. 어찌보면 이 책은 "내 감정을 다스리는 법"보다도 "다른 사람들이 내 감정을 상하게 할 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할까"에 대한 조언에 가깝다. 저자 함규정 감정코치는 화, 짜증, 분노, 노여움, 열등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도 긍정적인 감정들과 똑같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바로 나의 감정들이기 때문에...  저자는 심지어 항상 낙천적이어야 된다는 믿음조차도 강박관념일 수 있다며 경계한다. 이는 <긍정의 힘> 류의 "무조건 낙천적으로 살아라"란 메시지보다 설득력이 있는 대목이다. 왜, 우리는 인간이니까, 간사하니까, 항상 감정을 잘 다스리거나, 조절하기 어려우니까.  

+4. 책 안에는 감정 조절에 실패해서 조직에 낙인 찍힌 인물의 사례가 수도 없이 나온다. 읽으면 읽을수록 바로 내 주변의 이야기 같고, 나의 사례 같아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누군가가 그랬다. "일을 잘한다"라는 표현에는 "인성이 좋다"란 말이 포함되어 있고, 월급에는 "눈치보는 댓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감정을 다스리는 자는, 세상을 얻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과 돈까지!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연봉이 낮다는 신문기사를 참조하시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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