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나는
나태주 지음, 김예원 엮음 / 열림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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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할 때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어느 곳에서 나 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공간에서 혼자 있을 수는 있지만 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기에 결코 완전한 혼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태주 시인의 서문에 쓴 말이 인상적이다.

이 세상은 ‘너’와 ‘나’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는 한 사람이고 너는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라는 점, 더 중요한 것은 오직 한 사람일 뿐인 내가 잘 살기 위해서는 모든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를 위해 너에게 잘해야 하고, 그 길만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는 말에 매우 동의를 한다.

나는 모두 너와 함께 관계라는 울타리 속에서 살아감에 있어 너에게 나라는 의미를 의식하며 살아가지 않았는데 갑자기 시를 읽으며 그 의미를 생각해보고 싶어졌다. 내 주변의 함께하는 너는 나를 어떠한 의미로 다가갈지 궁금하기도 했다.

시집의 제목이 ‘너에게 나는’이다. 나태주 시인의 쓴 시 중 ‘너’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시를 김예원 작가가 엮은 시라고 하겠다.

나태주 시인의 대표적인 풀꽃에서도 너를 찾아볼 수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의미를 생각하며 시를 읊고 있자니 너라는 의미가 다르게 느껴진다.

하찮게 느껴지는 널려있는 풀들도, 그리고 남들에게 그저 그런 사람으로 보여질 수 있는 나 역시도 자세히 봐야하고 오래 보아야 나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 의미로 생각하고 싶다.

< 사라짐을 위하여 >

「날마다 울면서 기도한다

아침 해와 저녁 해는 얼마나

장엄하고 아름다운 것인가!

그 둘 사이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새롭게 태어나고 새롭게 죽는가!

아침 해는 저녁 어둠과 별들을 사라지게 하고

저녁 해는 한낮의 모든 것들을 데려간다

무엇보다도 너와 내가

다시 한 번 어렵게 만나고

어렵게 헤어진다

잘 가 울지 말고 잘 잘 살아

너무 힘들어하지마

날마다 마음 조아려 기도한다. 」

이별의 아픔과 그리고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해준다.

새롭게 태어나면 다른 누군가는 새롭게 죽을 수 있는 이러한 모든 것이 세상의 진리이니

너무나도 슬퍼하거나 힘들어 하지 말라는, 그럼에도 너무나 슬픈 마음을 위로하려는 마음이 담겨져 있는 듯 하다.

시란 누가 읽느냐에 따라 어떠한 상황인지, 마음 상태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시를 집필하실 때 시인의 의도도 있겠지만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힘인 것 같다. 위로가 되기도 하고 또는 함께 슬퍼하할 수 있는 것이 문학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풀꽃, 유언시, 애솔나무 등 여러 시 들에서도 느껴지듯, 자녀에게 그리고 애정하는 나무에게도 소박하고 강직한 저자의 모습이 느껴져서 더 찾게 되는 듯하다. 오늘 하루도 마감하며 시 한편으로 피곤한 마음을 가다듬는다.



[열림원을 통해 도서를 받고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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