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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낼 수 없는데 힘을 내라니 - 잘 살려고 애쓸수록 우울해지는 세상에서 사는 법
고태희 지음 / 현대지성 / 2022년 11월
평점 :


p117. 어쭙잖은 위로는 더더욱 금물이다. 우울증은 하루아침에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다.
도와주려는 사람도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주변이나 가족 중에 우울증을 앓는 이가 있다면 충고나 성긴 위로보다는 곁에 있어 주겠다는 신뢰를 보여주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렇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도 자신이 생각한 의지대로 되지 않기에 더욱 힘이 들것이다.
나의 감정을 다스려봐라,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운동을 해봐라, 힘내라,
자신도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기에 힘든 생활을 버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형 양극성 정동장애 조울증을 앓고 있는 저자는 직접 겪고 있는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에세이이다.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위해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 두었다. 이직한 회사의 상사로부터 가스라이팅으로 매우 혼란한 시기를 겪는다. 모르는 사이 굴욕감과 허탈한 감정이 쌓여가며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날 블랙아웃이 되었다.
장학생으로 대학을 다니고, 명문대 대학원으로 박사학위까지 대기업 입사까지 순탄할 것만 같은 그녀의 인생의 길에서 갑자기 우울증이 찾아왔다.
위경련으로 찾은 병원에서 의사는 그녀에게 물었다.
“ 환자분, 혹시 우울증진단 받은 적 있으신가요? ”
우울증이라는 단어가 계속 맴돌았고 중요한 프로젝트 발표가 있는 날,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기억이 없다고 한다.
한참 고민 후 심리상담을 위해 예약을 했고. 방문한 심리상담소에서 어릴 적 부모님과의 관계, 마지막 회사의 이야기까지 상담을 받고, 상담사는 정신과로 연계해주었다. 전문의의 상담으로 양극성 정동장애, 조울증과 우울증 번갈아 가며 경조증이 나타나는 타입으로 진단되었다.
진단이 내려질 때 그녀의 얼마나 힘들었을까, 감히 상상도 해볼 수 없다.
저자의 실제 생활과 흘러가는 감정이 이 책안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자라온 환경과 가족, 그리고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에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어린 시절 남아있었던 선생님의 차별, 사업이 어려워지며 얼어붙었던 부모님의 관계, 그리고 대학교 학교생활 등 관계 속에서 많은 아픔과 상처를 간직해 왔다. 아마도 이 모든 것이 다른 사람에게 실망시키면 안된다는 관계 속에서와 나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가 함께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무기력해지고, 따분한 일상, 자책과 자해 그녀가 느끼는 여러 감정을 이해해보며 따뜻한 가족의 도움으로 조금씩 일상생활을 회복해가고 있다.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되진 않겠지만 그녀의 자신의 믿음으로 버티는 힘이 생겼으면 좋겠다.
[현대지성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고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