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아이의 한문 선생님께서 요즘은 젊은 사람이 한자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아 이 길이 쉽지만은 않다라면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었다. 부수를 알면 외우기도 쉽고, 뜻은 다르지만 음을 알 수 있는 한자의 구조가 신기해서인지 학창 시절 한문이라는 과목이 나에게는 즐거움을 주었다.
한문번역가의 공부 편력기라고 하니 어떤 공부를 하며 번역가가 되었을까 매우 관심이 가져졌다. 저자는 한문 전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미술을 좋아했지만 미술을 업으로 삼을 수 있는 만큼 자신감은 없었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취미로 배우기로 하고 심리학을 전공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도자예술 잡지 기자로 취직했고, 미술 평론가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 한자까지 접하게 되었다. 한문 번역가라는 길까지 멀리 돌아왔지만 행복한 것만 같은 저자의 이야기를 더 들어봐야겠다.
한자를 배우기 위해 한국고전번역원 고전번역연수원에서 한문 방학 특강을 들으며 공자를 만난다. 공자에서 비롯된 유교 사상을 접한 옛 선인들에게서 계급과 예의를 중시한다고만 생각했지만 실제 공자는 달랐다고 한다. 예의 정신에 대한 깊은 생각과 자세는 지켰지만 상황에 맞게 변용을 했다고 논어에서 배웠다고 한다. 공자, 맹자 딱딱할 것만 같은 내용에서 다른 해석을 하며 번역원 연수원에 합격하며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한다.
저자의 입문부터 기초에서 전문가반이 되기까지 전문적인 번역위원이 되기까지 쉽지 않은 길로 보인다. 백 번 읽으면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는 말이 허투루 하는 말은 아닌가 보다. 국역수업에서 번역되어 있지 않은 문헌을 처음으로 발표 준비를 하고 발표를 하며 성취감에 다다른다. 보고 또 보다 보면 이해하는 순간이 온다는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p88. 반드시 먼저 배울 것을 백 번 읽어야 하니, 책을 백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드러남을 말한 것이다.
전혀 다른 길을 시작하다 번역가의 길을 들어섰고, 옛 역사문헌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 역사책과 다른 번역의 길을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한문 번역가의 길을 걸어가는 저자의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쉽지 않은 번역의 길을 가기 위해 종횡무진 활약하며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저자의 모습과 배움의 자세 너무나 즐겁게 읽고 배울 수 있었다.
[책과이음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고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