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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ㅣ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8월
평점 :


봄이 올 때 입춘대길이라는 글자가 대문 앞에 붙이던 시절이 있었다. 네 글자는 좌우가 모두 대칭형이라 귀신이 들어와 뒤에서 봐도 똑같은 글씨라 들어온 문으로 다시 나간다는 것이다. ‘한가운데가 대칭으로 나뉘는 글자가 길하다’ 한자와 뜻만 생각했던 입춘대길이 길함을 생각했던 옛 선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한국인 이야기의 시리즈 4권 중 마지막 시리즈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소리를 만나게 되었다. 밤마다 이어지는 꼬부랑 할머니의 꼬부랑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매력에 빠져 헤어날 수가 없다.
란도셀을 안에는 칸칸이 나눠져 있고 향불 냄새와 차원이 다른 필통 속 연필과 도시락을 넣고 어깨에 맨다. 책보를 멘 보자기엔 마법의 양탄자처럼 많은 것을 쌀 수 있었지만 란도셀은 그렇지 못했다. 세련된 란도셀과 책보의 신구 공존을 느낄 수 있다. 서당이 아닌 학교를 다니며 학교가 뭔지 물어보지만 쓸데없는 거 알려고 하지 말라는 선생님의 말씀, 그렇다 중요한 것을 따져 물어도, 몰라서 귀찮아서 겁나서 피해만 다니는 경우도 많다. 언어에는 어원이 있다. 지적 호기심이 많았던 저자에게서는 많은 부분이 해소되지 않았으리라,
맹자에서 나오는 말이였던 학교, 희랍어 ‘스콜레(Schole)에서 스쿨이 나온 것처럼 어원을 알고 사용했더라면 조금 더 의미있지 않았을까,
민족이라는 말 대신 국민이라는 말은 일본인들이 근대에 와서 만든 말이다. 지금은 초등학교라고 바뀌어 사용하지만 1996년에 되어서야 초등학교를 버리게 된 것이다. 일본의 잔재라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 히스토리를 아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음악의 성질을 이용하여 동요가 아닌 군가를 들려주던 시절, 죽음을 찬미하던 일본의 군가를 계속해서 듣게 되면 무뎌지게 마련이다. 음악을 전쟁 도구로 사용하면 저항의지가 약해진다고 한다.
일본 식민지 시절에 우리글을 잃으면 정신과 얼을 잃게 되고 나라를 잃는다는 생각으로 우리글을 고수하셨던 여러 지식인들의 민족성을 생각해본다. 식민지 시절 아프고 슬펐던 당시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 주였던 한국인의 이야기, 풍부한 지식인인 이어령 교수님의 이야기는 언제나 어떠한 내용이 펼쳐질까 기대가 되며, 지식이 더해지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파람북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고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